"레슬링의 복귀가 유력하다."
이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는 다른 무엇보다 '3대 빅이슈'가 쟁점이었다.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과 차기 IOC 위원장 선출, 그리고 2020년 하계올림픽 막차를 탈 최후의 정식종목 선정이 빅이슈로 떠오르면서 전세계의 관심이 IOC 총회가 열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쏠렸다.
첫 번째 이슈인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일본의 승리로 끝났다. IOC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차 총회에서 2020년 제32회 하계올림픽 개최도시 선정을 위한 투표 끝에 일본 도쿄를 개최지로 선정했다. 도쿄와 함께 2020년 올림픽 개최 최종 후보 도시에 오른 마드리드(스페인)와 이스탄불(터키)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일본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지난 1964년 제18회 도쿄올림픽 이후 56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2회 이상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 아시아 최초의 도시가 됐다. 총회 전부터 유력 후보로 손꼽힌 도쿄가 이변 없이 올림픽 개최에 성공한 것이다.
개최지 선정에서 유력 후보로 평가받은 도쿄가 실제로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다른 투표에서도 유력 후보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특히 총회를 앞두고 레슬링의 종목 복귀는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였다. 세계 스쿼시 연맹, 국제야구 연맹 관계자 역시 "레슬링의 복귀가 유력하다"며 열세를 인정했을 정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레슬링의 올림픽 복귀 드라마였다.
지난 2월 레슬링이 25개 핵심종목에서 퇴출됐을 당시만 해도 레슬링의 정식종목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대부분이었다. 불과 3개월 후에 열리는 IOC 집행위원회에서 올림픽 진입을 노리는 야구·소프트볼, 가라데, 우슈, 롤러, 스쿼시, 스포츠클라이밍, 웨이크보드 등 7개 종목과 경합해 최종 후보로 선정되어야하고, 그 후에도 9월 IOC 총회에서 단 한 자리의 정식종목을 두고 살아남아야하기 때문이었다.
레슬링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설마했던 위기상황이 발등에 불로 다가오자 레슬링계는 빠르게 대처했다. 레슬링 퇴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불과 3일 만에 라파엘 마르티네티 국제레슬링연맹(FILA) 회장이 사임했다. 이후 네나드 라로비치 신임회장 체제로 돌입한 국제레슬링연맹은 IOC와 국제스포츠계의 요구에 따라 레슬링 개혁에 나섰다.
조직개혁과 룰 개정 단행은 가장 기본적인 개혁작업이었다. IOC의 평등정신에 위배되지 않도록 여성 부회장직을 신설했고 심판위원회도 분리했다. 무엇보다 레슬링 퇴출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어려운 룰을 알기 쉽게 바꾼 총점제 경기방식을 채택했다. 또한 여자 레슬링의 체급을 기존 4체급에서 6체급으로 늘렸으며 남자 프리스타일과 그레코로망을 한 체급씩 줄여 총 6체급으로 균형을 맞췄다. 여기에 가장 유력한 라이벌 종목이었던 야구-소프트볼이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리그 중단 불가 방침으로 인해 사실상 복귀가 어려워진 상황도 한 몫 했다.
그 결과가 바로 7개월 만의 올림픽 정식종목 복귀로 나타났다. IOC는 9일 제125차 총회 둘째날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레슬링을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레슬링은 총 95표 중 과반수를 넘긴 49표를 얻어 야구-소프트볼(24표), 스쿼시(22표)를 따돌리고 정식종목으로 선정됐다.
이로써 레슬링은 지난 2월 12일 올림픽 핵심종목 25개에서 제외된 후 약 7개월 만에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복귀하게 됐다. 물론 핵심종목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후로도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우선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에 채택되면서 레슬링 역사상 최대의 위기는 넘기게 됐다. 개혁을 단행한 레슬링의 의지가 IOC 위원들의 마음을 돌렸기 때문에 가능했던, '예정된 복귀수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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