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데뷔앨범 '어 보이스(A Voice )'에서 '허 보이스(Her Voice)'로. 자신의 목소리 색을 좀 더 짙게 첨가한 두 번째 미니앨범을 들고 가수 김예림이 돌아왔다. 솔로로 가요계 첫발을 내디딘 지난 6월 이후 딱 3개월 만의 컴백이다.
광장동 한 카페에서 새 앨범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김예림은 3개월 전과 똑같이 생글생글함과 무표정이 묘하게 교차하는 얼굴, 그리고 거기에 스무살 특유의 매력이 묻어났다. 따끈한 앨범에 대한 소개로 안부 인사를 대신했다.
"'어 보이스', '허 보이스'. 스무살에 내는 두 개의 앨범이에요. 전에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줬다면, 이번엔 좀 더 색깔이 있는 보컬리스트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애를 썼어요. 원래부터 두 앨범을 파트1, 파트2로 생각했어요. 들어보시면, 잔잔한 느낌의 통일감이 있을 거예요."


▶경험 부족? "이게 스무살의 내 노래"
앨범에 참여한 라인업은 예상대로 화려했다. 소속사인 미스틱89 소속사 대표이자 대한민국 대표 싱어송라이터인 윤종신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이상순, 이규호, 김광진, 고찬용, 김창기 등이 앨범 작업에 참여했다. 김예림도 직접 작사에 참여해 스무살의 감성을 담아냈다. 여전히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경험하지 못한 게 많아요. 그건 다른거지, 부족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노련함을 따라하기 보다는 지금 내 나이에서 들려줄 수 있는 사랑 얘기를 하는 게 맞아요. 그게 자연스럽죠. 경험이 없다해도,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면서 부르기 때문에 제 방식의 사랑노래가 나오는 거죠. (윤)종신 쌤이 가사를 쓰거나 곡을 받을 때도 최대한 이런 저와 매칭해서 진행했어요."
작사 외에 또 다른 작업에 욕심이 없느냐는 물음엔, 의외의 소박한 답변이 뒤따랐다.
"전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지 않아요. 무리해서 제가 다 할 필요가 없죠. 곡을 쓴다거나, 색다른 연출을 해본다거나, 그런 것들에 대해 실력을 키워가고 싶긴 해도, 모든 것을 꼭 혼자 해야지 하는 마음은 없어요. 잘하는 사람이 있는데, 제가 다 하려는 건 쓸데 없는 욕심인 것 같거든요."

▶대중의 반응이 늘 궁금한 스무살 '이번엔?'
지난 6월 데뷔 결과는 가히 성공적이었다. 선공개곡, 타이틀곡이 모두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좋은 성적을 일궈냈다. 음원차트 1위는 물론, MBC '쇼!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에서 앞서 엠넷 '슈퍼스타K3'에서 심사위원과 참가자로 인연을 맺었던 이승철과 1위 후보 경쟁을 펼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정말 생각보다 많이 호응해주신 것 같아요.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이죠. 처음보다 많이 알려졌다고 해서 이번에 컴백이 크게 달라지진 않아요. 여전히 절 모르는 분들이 많고, 또 다른 느낌의 곡들을 들고 왔기 때문에 어떻게 받아들여줄지 늘 궁금해요.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의도가 담겼거든요."
지난 앨범 '어 보이스'의 타이틀곡 '올라잇(All Right)'으로 활동했을 때 대다수는 동갑내기인 백아연과 김예림을 비교, 백아연을 '스무살의 청순', 김예림을 '스무살의 섹시'로 규정지었다. 이는 하나의 이미지처럼 굳어지기도 했다.
"물론 섹시로 생각해주시는 분도 있지만,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주신 분도 있어요. 발견인거죠. 누구나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들도 분명 있거든요. 그걸 대중들이 발견해 주는 거죠. 이번 앨범 콘셉트도 딱 '청순'만으로 규정짓지 않는 이유기도 해요."

▶음악의 변화,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행
김예림의 무기는 변화다. 누구보다 유니크한 목소리를 지녔지만, 그 목소리를 다양한 노래에 맞게 변형시켜 접목시킬 수 있다는 게 김예림만의 장점이다. 앞서 '슈퍼스타K3' 무대에서도 '여우야', '포커페이스(Poker Face)', '브라운시티(Brown City)'로 이어지는 변화가 향후 투개월을 TOP3 진입을 가능케 이끌었다. 요즘의 김예림은 여전히 당시 심사위원, 그리고 현재의 소속사 대표이자 멘토인 윤종신과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틈틈이 나눈다.
"'어떤 걸 하자' 보다는 '다른 걸 해보자'고 애기해요. 계속 새로운 거, 좀 더 센 거 해보면 어떠냐는 말도 해보고요. 그치만 구체적인 건 없어요. 제 음악이 원래 그런 것 같아요. 저만 할 수 있는 음악 안에서 제 음악을 찾아가는 것. 그러면서 제 자신도 함께 찾아가는 것 같아요."
지난 2011년 '슈퍼스타K3'를 거쳐, 2013년 6월 드디어 가수로서의 첫 발. 그리고 채 3개월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다시 컴백한 김예림이 그려보는 청사진은 참으로 맑다.
"하고 싶은 음악을 계속 할거예요. 색다를 수도, 똑같을 수도 있겠죠. 음악이라는 건 참 재밌게도, 생각만 하던 게 어느 순간 원하는 방향의 노래로 만들어지며 상상이 현실로 될 때 그 뿌듯함이 있거든요. 앞으로 전 제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싶어요. 그게 제게 있어서 음악이에요."
gato@osen.co.kr
미스틱89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