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커쇼 상대로 ‘출루종합세트’ 위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9.09 12: 09

내셔널리그 최고의 투수 클레이튼 커쇼(25, LA 다저스)도 최근 뜨거운 감을 이어가고 있는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왼손투수에 대한 약점을 지워가고 있는 추신수가 커쇼를 상대로 출루종합세트의 위용을 과시했다.
추신수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1타수 1안타 2볼넷 1사구를 기록하며 4번이나 출루했다. 5경기 연속 안타, 9경기 연속 멀티 출루, 그리고 15경기 연속 출루다. 타율도 2할9푼1리를 기록, 2할9푼대를 회복했다.
상대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 중인 커쇼였다. 경기 전까지 14승에 평균자책점 1.89의 환상적인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여기에 추신수는 올 시즌 왼손 투수에 약한 면모를 선보였고 커쇼를 상대로 한 올 시즌 첫 맞대결(7월 27일)에서도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물러났다. 최근 뜨거운 타격감이 커쇼를 상대로 식을까 다소 걱정은 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추신수는 경기 전 커쇼라고 해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추신수는 커쇼에 대해 “워낙 잘 던지는 투수”라고 치켜세우면서도 “하던 대로 하겠다. 못 친다는 생각은 없다”라며 팀 공격 선봉장으로서의 각오를 드러냈다. 그리고 경기장에서 이 말을 몸소 증명했다.
출루의 향연이었다. 그리고 방법이 워낙 다양했다. 커쇼를 상대로 최대한 많은 공을 보며 투구수를 불리기도 했다. 첫 타석부터 볼넷이었다.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공 세 개를 연달아 골라내며 출루했다. 1루 견제사가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만회했다. 1-0으로 앞선 1사 2루 상황에서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후속타 불발로 타점이나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으나 5경기 연속 안타를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
2-1로 앞선 5회에도 볼넷을 얻었다. 커쇼는 추신수를 의식한 듯 한 가운데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볼 세 개가 연달아 들어왔다. 살짝 살짝 빠지며 방망이를 유도했지만 추신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볼넷으로 출루했다.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몸에 맞았다. 너무 신경을 썼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바꿔 말하면 내셔널리그 최고 투수도 신경을 쓰는 추신수의 최근 상승세였다. 잭 그레인키와 커쇼라는 최고 투수들을 넘은 추신수가 밝은 9월을 기대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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