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단은 문화 폭력"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9.09 16: 34

영화계가 극장 체인 메가박스의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단에 대해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문화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를 기획한 정지영 감독과 연출자 백승우 감독, 한국영화감독조합을 비롯한 12개 단체들은 9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영 중단 결정에 대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준익 감독은 "'천안함 프로젝트'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 조건으로 정상적인 상영관에서 개봉하여 관객들이 관람하고 있는 와중에 특정 단체 압력으로 상영이 중단 됐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이번 사태는 법치주의에 어긋난다. 영화감독들이 앞으로 영화를 기획하거나 찍을 때 눈치를 보고 표현의 자유를 스스로 검열하면서 찍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상영 중단 사태에 대해 "영화계 전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중대한 위기로 판단한다"며 메가박스 측이 협박을 한 보수단체의 이름을 밝히고 수사당국에 고발할 것과, 수사당국이 해당 보수단체를 신속히 수사해 검찰에 송치할 것, 그리고 해당 부서인 문화관광부가 이번 사태로 인해 한국영화 발전이 위축되지 않도록 ‘천안함 프로젝트’ 재상영에 최선의 행정력을 발휘할 것을 요구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지난 2010년 발생한 해군 초계함 PPC-772천안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한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가 발표한 북한 어뢰 폭침에 의한 공격이 원인이라는 보고서에 의문점을 담아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와 관련해 해군 유가족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원으로부터 이 소송이 기각되는 등 개봉하는 데 진통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극장에 걸렸지만 영화는 메가박스 측으로부터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와 시위를 이유로 상영 이틀 만에 취소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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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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