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와 맞대결을 앞둔 홍명보 감독의 심중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 질문은 곧, 예측하기 쉽지않은 홍명보호의 '베스트11이 어떻게 꾸려질까'와 상통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9월의 마지막 친선경기인 크로아티아와 경기를 치른다. 아이티전에 이어 연달아 열리는 이번 평가전서 한국은 세계 정상급 전력과의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비록 주전들이 대거 빠지기는 했지만 크로아티아는 세계적 수준의 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인 크로아티아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56위)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 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평가전에서도 한국에 4-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향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홍명보호에 있어서는 또 한 번의 실험무대다.

크로아티아전을 앞두고 모두의 관심은 홍 감독의 베스트11에 쏠리고 있다. 홍 감독의 베스트11은 예측하기 어렵기로 정평이 나있다. 훈련에서 테스트한 카드를 실전에서는 교체로 활용하고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가동하는 등, 베스트11을 좀처럼 예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아이티전이 단적인 예였다. 유럽파의 첫 합류인데다 훈련에서도 유럽파 선수들의 기용법을 두고 고심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청용, 김보경, 구자철의 선발 제외를 예상한 이가 많지 않았던 이유다. 하지만 홍 감독은 자신이 추구하는 실험을 위해 단호하게 이들을 선발에서 제외했고, 후반전부터 투입하며 그림을 다시 그렸다.
그렇다면 이번 크로아티아전은 어떨까. 지난 경기서 왼쪽 날개로 출전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 손흥민이 그 자리에 선발로 나설지, 그리고 구자철과 김보경의 위치를 어디에 세울지가 최대 관심사다. 물론 홍 감독 본인 스스로 강조한 미드필더 역할의 중요성에 따라 중원에 나설 선수가 누가 될지도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현재로서는 구자철의 수비형 미드필더 기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하대성-이명주 대신 한국영과 박종우의 미드필더 기용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홍명보호의 고민거리인 원톱 포지션도 남아있다. 지난 아이티전서 지동원이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만큼, 이번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조동건을 선발로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다시 한 번 지동원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주고 후반전 시작과 함께 조동건을 내세우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포백 라인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아이티전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홍정호의 실수에 경각심을 불어넣고, 또 공격력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안정된 수비를 추구하기 위해 베테랑 곽태휘를 투입할 가능성도 적지는 않다. 골키퍼의 경우, 아이티전에 이어 김승규가 다시 한 번 선발로 나선다면 No.1 골키퍼 자리를 두고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좀처럼 예상하기 쉽지 않은 홍명보호의 베스트11은, 반대로 말하자면 그만큼 홍 감독이 선발 명단을 정하는데 고심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뜻이자 그 포지션에서 경쟁을 물리치고 '맡아놓은' 선수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어느 때보다 이번 크로아티아전에 나설 선수들의 분발이 촉구되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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