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안녕' 부업집착 엄마, 속 깊은 아들 두셨네요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9.10 07: 48

속 깊은 아들이 엄마의 아픈 상처를 위로했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에는 부업에 온종일 매진하는 엄마가 고민이라는 김준세 씨가 출연했다.
김 씨가 이날 밝힌 고민의 내용은 하루 12시간에서 16시간까지 부업에 매진하는 엄마가 염려된다는 것.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을 불러놓고 친구들까지 동원해 부업을 시킨다는 김 씨의 말은 애교 수준. 지퍼달기, 실밥떼기와 같은 소소한 손놀림을 하느라 엄마는 식사를 거르기 일쑤였고, 휴식을 취하러 나간 공원에서도 돗자리를 펴고 구슬을 꿸 정도로 엄마의 부업은 집착 수준에 있었다.

구슬 꿰기 하나를 완성하는 데 단돈 3원의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엄마의 손놀림은 멈출 줄 몰랐고, 그렇게 매진해서 번 돈은 한 달 100만 원에 달했다. 엄마가 얼마만큼 부업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 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엄마의 이 같은 집착이 비롯된 원인에 있었다. 과거 사업 실패를 몇 차례 경험한 엄마는 우울증에 시달렸고, 이 같은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든 손을 움직이려 부업에 매달렸던 것. 대인기피증에 시달려 집 문 밖에도 나가지 못할 정도로 마음의 병을 앓았던 엄마는 머릿속에 가득 찬 죄책감으로 인해 자살 시도 생각에까지 이르렀고, 이는 곧 강박적인 부업 실행으로 전이됐다.
기특한 것은 이 같은 엄마의 아픔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드러내며 상처를 치유하고자 노력한 아들의 태도였다. 그는 엄마의 이 같은 행동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안녕하세요’를 통해 객관적으로 인정받았고, 그를 통해 엄마에게 변화의 필요성을 자연스레 주지시켰다. 부업에 동원됐던 아들 친구들의 애교스러운 투정도 실은 엄마의 마음의 병을 치유하기 위한 연출된 등장과 다르지 않았다.  
“취업해서 엄마를 편안하게 해드리겠다”는 아들의 말에 엄마는 “부업의 양을 줄이겠다”고 화답하며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기미를 보였다. 속 깊은 아들의 현명한 선택이 일으킨 변화의 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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