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무상' 메이저리그 1세대의 동반 부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9.10 06: 26

메이저리거 1세대가 동반 부진에 빠지며 세월무상을 실감케 하고 있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는 박찬호였지만 그에 못 지않게 1세대 선수들의 활약도 야구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두 번이나 경험한 '핵잠수함' 김병현(넥센), 시즌 선발 9승-8승을 올린 '컨트롤 아티스트' 서재응(KIA), 3연타석 홈런의 주인공 '빅초이' 최희섭(KIA), 쿠어스필드에서 완봉승을 거둔 '써니' 김선우(두산) 등이 바로 그들이었다. 
그들은 화려했던 메이저리그 생활을 뒤로하며 차례로 한국프로야구에 들어왔다. 최희섭이 2007년 시즌 중 한국야구에 복귀했고, 서재응과 김선우도 나란히 2008년부터 한국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병현이 일본을 거쳐 2012년부터 한국프로야구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 하나같이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1위에서 7위까지 추락하며 용두사미 시즌을 보내고 있는 KIA에는 서재응과 최희섭이 있다. 두 선수 모두 지금 현재 1군 무대에 없다. 부상과 부진을 이유로 1군에서 빠졌다. 서재응은 19경기 5승9패 평균자책점 6.54로 한국 복귀 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고, 최희섭도 78경기 타율 2할5푼8리 11홈런 42타점 그치고 있다. 
서재응은 지난해 역대 최다 4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올해 WBC 출전 이후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최희섭도 어느 때보다 독기를 품고 시즌을 준비했으나 초반 기세를 잇지 못한 채 체력과 부상의 덫에 발목이 잡혔다. KIA의 추락에는 '메이저리거 듀오' 서재응과 최희섭의 부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창단 첫 가을야구를 눈앞에 두고 있는 넥센은 김병현의 부진에 속앓이하고 있다. 올해로 복귀 2년차가 된 김병현은 15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 5.26에 그치고 있다. 지난 7일 목동 두산전에서 1군 복귀전을 가졌으나 몸에 맞는 볼 2개로 자멸하며 이튿날 2군으로 내려갔다. 전성기에 비해 구위가 떨어진 데다 제구마저 안 돼 경쟁력이 없어졌다. 가을야구 엔트리도 장담 못한다. 
한국 복귀 후 꾸준하게 활약한 김선우도 올해 가장 좋지 못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13경기에서 4승6패 평균자책점 5.63으로 승수는 가장 적고, 평균자책점은 가장 높다. 무릎·종아리·발목 등 여러 군데 부상으로 정상적인 몸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며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두산은 아직 그의 부활에 희망을 잃지 않으며 선발 기회를 보장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서재응과 김선우는 1977년생으로 나란히 만 36세이고, 김병현과 최희섭도 1979년생으로 나란히 만 34세 베테랑이다. 선수로서 정점을 찍었고 점점 내려오는 시점이다. 젊은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한가닥했지만 30대 중반이 된 이제는 세월무상을 실감하고 있다. 과연 이들이 다시 부활할 날이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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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응-최희섭-김병현-김선우(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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