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4강 역전극은 가능할까.
SK가 가을 본능으로 무섭게 치고 올라가고 있다. 7월까지 36승42패1무 승률 4할6푼2리로 7위에 그치며 4위 두산에 6.5경기차로 뒤져있었던 SK는 8월 이후 18승8패1무 승률 6할9푼2리로 급상승세를 타며 무서운 뒷심을 발휘 중이다. 4강 탈락이 유력했으나 점점 희망이 부풀어오른다.
9일까지 SK는 54승50패2무 승률5할1푼9리로 5위 자리까지 치고올라왔다. 4위 넥센(61승48패2무)과 승차를 4.5경기차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격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냉정하게 볼 때 SK의 4강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SK의 기세라면 기적을 써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렇다면 SK가 4강 역전을 하기 위해 필요한 승수는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8월 이후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더 높은 승률을 내야 4강 역전이 가능한 희박한 상황이다.
SK는 잔여 22경기로 9개팀 중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현재 4위를 지키고 있는 넥센은 17경기. 넥센이 남은 경기에서 5할이 조금 넘는 9승8패를 거둔다고 가정할 경우 70승56패2무를 기록하게 된다. 즉 4강 마지노선이 70승이 되는 것이다.
SK가 70승에 맞추기 위해서는 남은 22경기에서 16승6패로 무려 7할2푼7리의 승률을 올려야 한다. 넥센이 9승8패를 하고 SK가 16승6패를 거둔다고 가정할 경우 양 팀은 70승56패2무로 승률이 같아지다. 이 경우 넥센과 상대전적에서 8승4패1무로 이미 우위를 확보한 SK가 역전하게 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산술적인 가정일 뿐이다. SK가 정말 무섭게 치고 올라가고 있지만, 넥센도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안 보인다. 오히려 1위 LG에 3경기차로 붙으며 선두권 싸움에 뛰어들 태세. 넥센이 아닌 나머지 3개팀이 중에서 한 팀이 4위권으로 내려올 수도 있어 SK가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도 애매하다. 그만큼 남은 경기가 쉽지 않다.
SK는 잔여 22경기 중 LG·삼성·넥센과 3경기씩, 두산과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절반이 1~4위 팀이다. 여기에 하위권 팀들에게도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SK 이만수 감독은 "경기가 많이 남았다고 꼭 유리한 것은 아니다. 예전처럼 하위권에 있는 팀들이 내년 준비한다고 적당히 할 수 없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SK는 지난 2009년 시즌 막판 기적의 19연승으로 3위에서 2위에 오른 바 있다. 지금 승률 제도였다면 KIA를 밀어내고 1위가 될 수 있었다. 기적의 4강 역전을 위해 SK는 매경기 결승전이라는 생각으로 매달려야 한다. 기적은 가능성 낮을 때 이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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