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4강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던 팀은 멀리 도망가 이제는 꼬리도 보이지 않는다. 선택의 기로에 선 롯데다.
10일 현재 롯데의 성적은 53승 51패 3무, 승률 5할1푼이다. 예년이었으면 승률 5할을 넘겨 4강 진출이 충분히 가능할만한 성적이다. 롯데는 올해 꾸준히 5할을 조금 넘는 성적을 유지해오고 있다.
그렇지만 9구단 체제에서 프로야구 판도가 바뀌었다. 승률 5할로는 4강 진출이 사실상 힘들다. 현재 4위인 넥센은 61승 48패 2무, 승률 5할6푼이다. 승패마진이 +13이다. 매년 하던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기고 진 롯데지만 경쟁팀들이 멀리 달아나며 이제는 SK에 뒤져 6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사실상 지난주가 롯데에 마지막 기회나 다름 없었다. 롯데는 넥센과의 2연전을 앞둔 시점에서 3.5경기 뒤져 있었다. 만약 2승을 쓸어담게 된다면 시즌 끝까지 4강싸움을 벌일 동력은 충분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넥센과 1승 1패를 나눠 가졌고, 안방에서 SK한테도 졌다.
롯데가 넥센을 뒤집기위한 경우의 수는 어떻게 될까. 만약 넥센이 시즌 승률(.560)과 비슷한 수준으로 남은 17경기에서 9승 8패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롯데는 남은 22경기에서 17승 4패를 거둬야만 뒤집기가 가능하다. 불가능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2009년 SK가 막판 19연승을 거둔 것처럼 연승을 달려야 바라볼 수 있다.
1,2,3선발이 강력한 롯데지만 연승을 달리기 위해서는 4,5선발의 힘이 강해야만 한다.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있지만, 롯데가 자력으로 4강권에 재진입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위에서 추락하는 팀이 나온다 하더라도 일단 바로앞을 가로막고 있는 SK부터 제쳐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가 마지막으로 승부수를 띄울 한 주를 맞이한다. NC(마산)-삼성(대구)-두산(사직)과 6연전을 치르는데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다. NC는 8위를 넘어 7위를 노리고 있고, 삼성과 두산은 시즌 막판 치열한 선두싸움을 벌이고 있다.
롯데는 10일 선발로 에이스 쉐인 유먼을 준비시켰다. 원래 6일 사직 SK전 선발이었지만 비로 경기가 연기되면서 자연히 10일 경기에 들어가게 됐다. 김시진 감독은 지난주 유먼을 따로 불러 "NC전에 나갈 것이니 준비하라"고 당부까지 했다. 물론 유먼의 대답은 "문제 없다"였다. 이번 주 일정은 6연전이기 때문에 선발투수 5명을 모두 투입해야 한다.
이번주 롯데가 분위기 반전을 하지 못한다면 '트래직 넘버', 즉 가을야구 무산까지의 수를 세어야 할 지도 모른다. 기로에 서 있는 롯데의 주간 성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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