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에이스 찰리 쉬렉이 10승 고지를 밟았다. 구단 창단 역사상 첫 10승투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 찰리는 평균자책점 1위 자리까지 지켜냈다.
찰리는 10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등판, 6이닝 2피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안타는 적게 허용했지만 볼넷이 많고 풀카운트 승부 역시 많아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날 찰리의 투구수는 105개(스트라이크 55개, 볼 50개)였다.
등판을 한 번 거른 덕분인지 공에는 힘이 넘쳤다. 직구 최고구속은 151km까지 나왔고 투심과 커터,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면서 롯데 타자들을 농락했다. 오랜만의 등판에 다소 제구가 흔들리기는 했지만 역시 찰리다운 호투였다.

1회부터 찰리는 위기를 맞았다. 1사 후 조홍석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준 뒤 손아섭까지 볼넷으로 내보냈다. 박종윤의 1루 강습 땅볼타구를 1루수 조영훈이 침착하게 처리, 아웃카운트를 늘린 찰리는 전준우를 내야땅볼로 잡아내 무실점으로 첫 회를 넘겼다. 2회에도 찰리는 선두타자 장성호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찰리는 3회 이날 경기 첫 3자범퇴를 기록했지만 4회 첫 타자 박종윤에 볼넷을 내줘 다시 불안한 출발을 했다. 1사 후 장성호까지 볼넷으로 내보내 위기를 맞았지만 강민호를 내야뜬공으로, 정훈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와 6회에도 찰리는 볼넷을 하나씩 허용했지만 실점은 없었다.
에이스 찰리의 10승 도전에 타자들도 힘을 보탰다. 올 시즌 19⅓이닝동안 단 1점만을 얻었던 유먼을 상대로 3회 타선을 집중시켜 3점을 얻었다. 권희동의 2루타와 상대 실책, 그리고 이태원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채웠고 김종호의 2타점 적시타와 나성범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졌다.
이날 경기로 찰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일단 10승 고지를 밟은 올 시즌 9번째 선수가 됐다. 8월에만 3승을 따내 페이스를 끌어올린 찰리는 지난번 등판을 한 번 거르면서 체력을 비축했고 이날 경기에서 그 효과를 제대로 봤다. 더불어 찰리는 평균자책점을 2.60에서 2.51까지 낮춰 이 부문 리그 1위를 지켰다.
경기 후 찰리는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 제구도 안 됐고 구위도 별로였지만 포수 이태원과 수비의 도움으로 이길 수 있었다"면서 "창단 첫 10승은 더욱 영광스러운 기록이다. 이 10승은 나의 영광이 아니라 팀의 모든 선수가 받아야 할 영광이다. 이 승리는 우리 모두의 10승"이라고 힘줘 말했다.
4월 5경기를 3패 평균자책점 4.66으로 시작한 찰리는 기다려 준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두 자릿수 승리와 평균자책점 1위를 굳게 유지하면서 투수부문 골든글러브에 도전할 만한 명분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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