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에서 오랜만에 재회한 '울산 콤비'가 기사회생 만회골을 합작하며 변치않는 동료애를 과시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친선경기서 1-2로 패배했다. 지난 6일 아이티전에서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첫 승리를 따냈던 한국은 A매치 2연승을 노렸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패배로 경기를 마감했다. 한국은 다음달 브라질과 말리와 국내에서 친선경기를 갖는다.
맞대결 상대인 크로아티아는 알려진 것처럼 루카 모드리치를 비롯해 마리오 만주키치 등 주축 선수들이 한국 원정길에 동행하지 않아 경험이 적은 선수들로 구성됐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의 명성은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크로아티아는 탄탄한 개인기와 정확한 패스 플레이로 한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덕분에 한국은 쉽지 않은 경기를 치러야했다. 중원에서 고전하면서 공격 전개도 어려워졌고, 아이티전에서 4골을 터뜨렸던 공격진은 침묵했다. 후반전 크로아티아에 2골을 내주면서 지난 2월 패배의 설욕은 커녕, 안방에서 무득점으로 패하는 굴욕을 맛볼 뻔했다.
하지만 후반 32분 구자철 대신 투입된 이근호가 팀의 체면을 살리는 만회골을 터뜨렸다. 그것도 자신의 전 소속팀 동료인 이용의 정확하고 긴 크로스를 깔끔하게 받아내 터뜨린 골이었다. 현재 상주 상무 소속으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이근호는 전 소속팀인 울산 현대서 이용과 발을 맞추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궈낸 바 있다.
아시아챔피언의 자리에 함께 서 본 경험이 있는 두 선수의 호흡은 선발과 교체에 구애받지 않았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이용은 100%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며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옛 동료인 이근호가 들어오자 딱 맞는 크로스를 배달하며 환상적인 기사회생 만회골을 합작할 수 있었다.
전주성을 가득 채운 4만 723명의 관중들은 완패의 문턱에서 터진 만회골에 아낌없는 환호성을 보냈다. 하염없이 내리는 비 속에서 우울함만 남길뻔한 홍명보호에 전현직 울산콤비가 합작한 골이 의미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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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 전주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