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37, 시카고 컵스)이 메이저리그(MLB)에서의 성공이라는 꿈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이제 한 걸음 한 걸음씩을 내딛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흔히 공의 위력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임창용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임창용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의 로스터에 등록돼 8일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드디어 MLB 데뷔전을 치렀다. 볼넷 1개, 안타 1개를 내주기는 했지만 병살타 하나를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긴장된 듯 직구 제구가 조금씩 흔들렸으나 베테랑다운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임창용은 지난해 말 컵스와 2년 계약을 맺었다. 컵스는 임창용을 올해보다는 내년을 위한 전력으로 생각하고 있다. 두 번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임창용과 계약한 이유였다. 그리고 막 시험대가 만들어졌다. 무한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컵스의 불펜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37세의 많은 나이인 임창용은 남은 시즌과 스프링캠프에서 확고한 인상을 심어줘야 ‘성공’이라는 궁극적 목표에 다가설 수 있다.

현재 임창용의 컨디션은 80~90% 정도다. 아직 100%는 아니다. 재활이 다 끝났다고 보기도 어렵다. 등판을 거듭하면서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임창용은 “마이너리그에서는 이미 많이 던졌다. 차라리 메이저리그에 올라와 던지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재활과 실전 감각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구위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관건은 회복력이다. 구위야 몸 상태가 100%로 올라오면 모든 것을 짜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100%가 아닌 상황이라 몸을 최대한 조심스레 다뤄야 하는 임창용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회복이 더딜 수 있다. 매일 대기해야 하고 연투도 불사해야 하는 불펜투수에게는 신경 쓰이는 일이다.
임창용도 이에 대해 언급하며 “(회복력이) 여기서 더 좋아질 수도 있고, 이 상태가 계속 갈 수도 있다”라고 했다. 아직은 신중한 자세였다. 그러나 임창용은 “연투는 가능하다. 그래서 여기 있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잃지 않으면서 “더 좋아지길 바라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임창용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도 좋은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올 시즌의 최대 목표이기도 하다. 다만 임창용은 워낙 자리관리가 철저한 선수다. 경험이 풍부하고 이미 한 차례 재활을 해봤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조급해 하지도 않는다. 기대를 걸어보기 충분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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