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의 클리닝타임] 日기자도 사로잡은 추신수의 매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9.11 06: 33

“단지 선수로서만 훌륭한 것이 아닙니다. 정말 나이스 가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리글리필드 기자실에는 유독 아시아에서 온 기자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이는 한국 기자와 일본 기자로 나뉘어져 있었다. 한국에서 온 기자들은 임창용(37, 시카고 컵스)을 보러 시카고를 찾은 기자들이었고 일본 기자들은 아오키 노리치카(31, 밀워키)를 전담으로 담당하는 기자들이었다. 미국에서 취재진의 절반가량이 동양인으로 채워지는 이색 광경이었다.
때마침 2020년 도쿄 올림픽 유치가 결정되자 일본 기자들은 환하게 웃음 지으며 한국 취재진에 말을 걸기도 했다. 그 중에는 교도통신의 나가오 가쓰시 기자도 있었다. 나가오 기자는 일본 출신이지만 메이저리그만 수년 째 취재한 베테랑 기자다. 가입 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이기도 하다. 그런 나가오 기자는 의외로 임창용보다는 추신수에 대한 추억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나가오 기자는 “후쿠도메 고스케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있던 시절 2년간 클리블랜드 담당 기자를 했던 경력이 있다. 그 때 추신수를 봤었다”라며 추신수와의 인연을 설명했다. 나가오 기자는 추신수의 홈런 개수를 물었고 “올해 20개를 쳤다”라는 말에 “역시 다른 아시아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힘을 가지고 있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아오키도 충분히 좋은 타자 아닌가”라는 기자의 말에는 “추신수는 다르다”라고 했다.
이처럼 추신수의 기량을 칭찬한 나가오 기자는 대뜸 “정말 나이스 가이다”라고 했다. 나가오 기자는 “인성도 훌륭한 선수다. 클리블랜드 시절에도 동료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일본 선수들은 영어를 잘 못하는데 추신수는 마이너리그 시절이 있어서 그런지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었다”라고 했다. 취재진의 물음에서 항상 성실하게 답하는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실력뿐만 아니라 훌륭한 인성 또한 추신수를 떠올리는 하나의 키워드였다.
추신수의 인성을 칭찬하는 목소리는 올 시즌 새둥지가 된 신시내티에서도 흔히 들어볼 수 있었다. 더스티 베이커 신시내티 감독은 추신수에 대한 질문에 첫 머리부터 “추신수는 훌륭한 선수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사람(person)”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베이커 감독은 기량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난 이 올드보이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라고 말하는 등 추신수와의 인간적 관계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올드보이는 요즘 선수 같지 않게 진중하고 성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취재진을 상대로 한 겉치레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신시내티 클럽하우스에서 일을 하는 한 직원도 “추신수가 우리를 잘 챙겨준다. 무리한 부탁을 하지도 않는다. 개인 용품도 자신이 잘 챙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른 팀이 일부 선수들의 경우 클럽하우스 직원들을 부려먹거나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내는 경우도 있는데 신시내티나 추신수는 그런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경기장에서 가장 ‘은밀한’ 곳인 클럽하우스에서도 추신수의 인품은 환히 빛나고 있었다.
좋은 기량을 가진 운동선수는 많다. 사실 메이저리그에는 추신수보다 더 뛰어난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좋은 기량을 가졌으면서도 좋은 인성을 동시에 갖춘 선수는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다. 사생활이나 동료들과의 사이가 문제가 돼 자신의 경력을 망치는 선수들도 많았다. 그런 측면에서 추신수는 모범적인 메이저리그 경력을 이어가고 있음을 주위의 이야기에서 확신할 수 있었다. 한국, 한국프로야구에 대한 이미지도 추신수 덕분에 바뀌어가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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