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형태의 파일럿 드라마가 베일을 벗었다.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은 이미 대중에게도 익숙한 형태의 포맷이지만 파일럿 드라마라는 것은 한국 드라마계에서는 단막극을 제외하고는 거의 첫 시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일 첫 방송된 KBS 2TV '연애를 기대해'(극본 주화미, 연출 이은진)는 그런 의미에서 특별했다.
총 2부작으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젊은 남녀들의 사랑을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리는 드라마. 가수 보아의 드라마 첫 주연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드라마는 파일럿이란 성격에 맞게 2회분이 전파를 타고 난 뒤 시청자 반응 여부에 따라 정규 편성이 결정날 예정이다. 드라마 관계자는 "시청률만 보자면 첫 방송이 7% 정도면 성공이라고 본다. 그렇게된다면 정규 편성은 자연스럽게 수순을 밝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전작 KBS 2TV 수목드라마 '칼과 꽃'이 이른바 애국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것을 상기했을 때, 7%라면 성공이 맞다.
하지만 뚜껑을 연 '연애를 기대해'는 전국기준 3.0%(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앞서 같은 시간대에 방송됐던 '칼과 꽃' 마지막회(5.3%)보다 2.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시청률만 보자면 사실상 부진에 가깝다. 하지만 본방을 놓쳐 늦게라도 이 드라마를 접한 네티즌은 정규 편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드라마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추후 시청률 반등 가능성이 있을 것이란 관계자들의 의견도 있다.
첫 번째로 연기자 보아를 보는 즐거움이 그 이유다. 시작 전까지만 해도 보아의 연기력에 대해 많은 이들이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의문부호를 찍었던 게 사실. 하지만 뚜껑을 연 드라마 속 보아는 연기자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 보아는 차기대(최다니엘 분)에게 SNS로 연애 코칭을 받는 주연애(보아 분)의 모습을 감성적으로 잘 표현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면서 이같은 시청자 의구심을 지우는데 성공했다.
두 번째는 드라마의 감각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다. 4인 4색의 각기 다른 연애스타일을 지닌 청춘 남녀의 연애스토리를 적나라하고도 유쾌하게 파헤치면서 젊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공감을 얻었다. 자극적인 소재에서 한 발 물러난 파릇한 느낌의 로맨틱코미디가 보는 이의 연애세포를 자극, 적어도 1회보다 2회를 더욱 기대케한다는 반응이다.
'연애를 기대해'는 정규 편성이 될 경우, 드라마 모티프는 그대로 가져가며 세부 내용이나 구성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파일럿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정규 편성된 이후에도 그대로 출연할 지는 미정이다.
한편 '연애를 기대해'는 12일 2회분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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