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천안함' 상영중단 안전 위해 불가피, 일방 통보 아냐"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9.12 17: 48

메가박스 측이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감독 백승우) 상영중단 논란과 관련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이번 결정이 일방적 통보가 아닌 상의를 거쳐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메가박스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개봉 계약을 맺은 엣나인(AT9)과 상영중단 결정 전 상의를 거쳤다”며 “관객의 안전 이슈이므로 우선 중단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엣나잇 측에서) 밝혔다”고 주장했다.  
메가박스 측은 “정치적인 판단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다른 극장 체인처럼 애초 개봉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상영을 중단한 이유는 여러 번 밝혔듯이 관객의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미 발표한 대로 메가박스는 이 영화와 관련해 신분을 밝히지 않은 사람들의 경고와 협박 전화를 받았고, 상영 도중 퇴장하며 거칠게 항의하는 관객도 접했다. 관객의 안전을 최우선시해야 하는 극장으로선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항변했다.

항의 전화가 영화 상영을 중단할 정도로 중대한 사유였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메가박스 측은 “극장은 영화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관객에게 서비스하는 공공장소이다. 서비스 사업의 운영주체는 아무리 사소한 위험 요소라도 가벼이 여길 수 없다”며 “전화, 관객의 소동을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판단을 내렸다. 전화 내용은 영화관이 아니라 관객에게 피해를 주겠다는 것으로 이는 ‘천안함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 관객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천안함 프로젝트’ 측에서 강하게 의문을 제기한 압력을 가한 주체가 누구이며, 또 수사의뢰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메가박스 측은 “전화로 자신의 신분을 밝힌 사람은 없었다. 전화 중에는 ‘우리가’, ‘우리 조직이’ 라는 표현을 쓴 경우도 있었고, 관객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는 내용도 있었다. 전화는 9월6일에도 이어졌고, 다음 날은 사람이 많이 몰리는 주말로, 수사 의뢰를 한다 하더라도 관객이 많이 몰리는 주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항의주체가 보수단체로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메가박스 측의 실수를 인정했다. 메가박스 측은 “공식적으로 상영중단을 발표한 공지사항에는 ‘보수단체’라는 말을 사용한 적이 없다. 공지가 된 비슷한 시각에 ‘천안함 프로젝트’ 공식 트위터에 처음으로 ‘보수단체’라는 말이 사용됐다. 다만 공지 다음날 고객센터의 1:1 문의를 답변하는 과정에서 공식 공지와는 다르게 고객센터 상담원이 보수단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실수가 있어 이를 확인 후 곧바로 정정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번 상영 중단을 결정하며 일방적 통보를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메가박스는 "이 영화의 개봉에 관해 ‘AT9(엣나인)’과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아우라픽처스와는 배급과 관련해 상영관 확대를 비롯한 어떠한 논의도 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계약서상의 계약자 AT9과 상영 중단 결정 전에 상의를 거쳤다. AT9은 다른 이유가 아닌 관객의 안전 이슈이므로 우선 중단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반박했다.
앞서 '천안함 프로젝트'는 메가박스와 상영계약을 맺고 지난 5일 개봉했지만, 이틀 만에 취소 통보를 받고 상영이 중단돼 영화계의 반발을 샀다. 이에 영화계 12개 단체는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단에 대해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문화 폭력이라고 비판하며, 영화인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성명서를 발표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지난 2010년 발생한 해군 초계함 PPC-772천안이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한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가 발표한 북한 어뢰 폭침에 의한 공격이 원인이라는 보고서에 의문점을 담아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와 관련해 해군 유가족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법원으로부터 이 소송이 기각되는 등 개봉하는 데 진통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극장에 걸렸지만 영화는 메가박스 측으로부터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와 시위를 이유로 상영 취소 통보를 받았다.
sunh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