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역사 상 10점 차 역전 경기의 주인공들. 508대첩의 두 팀이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희생양이 되었던 팀의 리벤지 매치가 성공했다. 두산 베어스는 9회초 2사에서 터진 김동한의 역전 결승 스리런으로 어버이날 굴욕을 설욕했다.
두산은 1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SK전에서 5-7로 뒤진 9회초 터진 김동한의 좌월 역전 결승 스리런을 앞세워 9-7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63승2무48패(3위, 12일 현재)를 기록하며 2연패를 끊고 선두 경쟁을 향한 시나리오가 끊어지지 않았음을 알렸다. 2위 삼성과의 격차는 한 경기 차다.
반면 SK는 다 이겼던 경기를 어이없이 놓치며 2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SK의 시즌 전적은 55승2무52패(5위)다.

특히 이날 승리를 거둔 두산은 SK에 구원이 있는 팀. 지난 5월8일 문학 SK전서 두산은 3회 11-1까지 앞서며 사실상 승리를 낙관했었다. 이미 경기 중반 선수들을 교체하고 투수 운용을 실험하며 승리를 낙관했는데 이 경기를 12-13으로 뒤집혔다. 한동민에게 동점포를 내준 데 이어 김성현에게 끝내기타를 내주며 10점 차를 뒤집혔고 이는 32시즌 한국 프로야구 역사 상 처음있는 10점 차 역전 경기였다.
이날 경기를 이후로 두산은 투수진 연쇄 붕괴로 인해 급속한 내리막을 탔다. 한 때 7위까지 떨어지며 과연 이 팀이 4강에 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까지 품게했던 팀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거짓말 같은 역전극을 펼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7회말까지 두산은 0-7로 끌려갔다. 2회 손시헌의 타구에 대한 아웃 오심도 있었고 상대 선발 김광현에게 멱살잡힌 듯 끌려갔다. 누가봐도 이길 수 있는 팀이 아니었다. 8회초 이종욱의 3루타와 민병헌의 내야안타로 2점을 만회했으나 이때까지만 해도 다음 경기를 위한 위안의 만회점으로 보였다.
홍성흔의 중전 안타와 임재철의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들었고 최재훈의 좌월 스리런이 터지며 5-7까지 따라갔다. 오재원은 3루 방면 번트를 대고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며 내야안타를 만들었고 민병헌의 중전 안타로 2사 1,2루가 되었다. 뒤를 이은 타자는 왼손 정수빈이었으나 두산은 오른손 타자 김동한을 내보냈다. 그러나 김동한은 장타자라기보다 작전 수행 능력과 컨택 능력에 특화된 날쌘돌이 스타일이다.
그런데 그 김동한이 팀에서도 기대하지 못했던 한 방을 보여줬다. 상대가 자랑하는 마무리이자 동국대 5년 선배 박희수의 4구 째 투심(132km)이 몰리자 주저없이 당겨쳤다. 8-7.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홈런포였고 김동한은 데뷔 3년 만에 처음으로 맛 본 홈런 손맛이다. 이어 두산은 임재철의 1타점 우전 안타로 9점 째를 뽑으며 어버이날 굴욕을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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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