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도 아니고 드라마도 아니다. 실제 야구 경기였다. 두산 베어스가 9회초 김동한이 터뜨린 극적인 역전 스리런으로 SK 와이번스를 꺾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두산은 1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SK전에서 5-7로 뒤진 9회초 터진 김동한의 좌월 역전 결승 스리런을 앞세워 9-7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63승2무48패(3위, 12일 현재)를 기록하며 2연패를 끊고 선두 경쟁을 향한 시나리오가 끊어지지 않았음을 알렸다. 2위 삼성과의 격차는 한 경기 차다.
반면 SK는 다 잡았던 경기를 어이없이 놓치며 2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SK의 시즌 전적은 55승2무52패(5위)다.

1회초 두산은 1사 후 민병헌의 볼넷과 2루 도루로 선취점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김현수와 오재일의 연속 삼진으로 선취점에 실패했다. 두산의 허탈함 뒤로 SK는 1회말 선두타자 조동화의 우익수 방면 2루타로 무사 2루를 만든 뒤 정근우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까지 다가섰다.
후속타자 최정의 타구는 꽤 큼지막한 우익수 희생플라이가 되며 SK가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2회말 SK는 2사 1루서 터진 정상호의 좌월 투런으로 3-0까지 달아났다. 상대 선발 노경은의 초구 직구(144km)를 그대로 넘겨버린 정상호의 힘을 알 수 있던 순간이다.
4회초 두산은 김현수와 홍성흔의 볼넷으로 2사 1,2루를 만들었으나 이원석의 타구가 담장 바로 앞에서 중견수 김강민에게 잡히고 말았다. 그리고 4회말 SK는 박재상의 1타점 우전 안타로 한 점을 달아나며 4-0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4회까지 SK 선발 김광현은 노히트 행진을 펼쳤다.
5회초 1사에서 양의지가 우익수 방면 안타를 때려내며 김광현의 노히트 행진이 끝났다. 그리고 김재호의 타구는 3루수 최정의 2루 악송구로 인해 공수교대 될 수 있는 상황이 1사 1,3루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종욱의 타구가 2루수 병살타로 이어지며 두산의 무득점 행진이 이어졌다.
상대 선발 노경은을 5이닝 4실점으로 혼쭐낸 SK 타선은 뒤를 이은 김선우에게도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최정의 좌익수 방면 2루타와 박정권의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든 SK는 김강민의 1타점 좌전 안타로 5득점 째를 뽑았다. 홍상삼이 후속 등판했으나 그 또한 박재상의 희생번트 때 악송구를 범하며 6점을 헌납했다. 정상호의 3루 땅볼 때는 3루에 있던 김강민이 스킵 후 홈으로 쇄도해 7-0을 만들었다. 확실한 쐐기점이 되는 듯 했다. 그런데 8회부터 두산이 야구 드라마를 썼다.
8회초 두산은 이종욱의 좌익선상 1타점 3루타와 민병헌의 유격수 내야안타로 2점을 만회했다. 9회초에는 홍성흔의 중전 안타와 임재철의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들었고 최재훈의 좌월 스리런이 터지며 5-7까지 따라갔다. 그리고 오재원의 번트 안타, 민병헌의 중전 안타 등으로 2사 1,2루 상대 마무리 박희수를 압박했다. 그리고 다음 타석은 정수빈이 아닌 우타자 김동한이 나왔다. 그런데 그 김동한이 일을 냈다.
김동한은 동국대 5년 선배이기도 한 상대 마무리 박희수의 4구 째 투심(132km)이 몰리자 주저없이 당겨쳤다. 그리고 이 공은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결승 스리런이 되었다. 김동한의 데뷔 첫 홈런포는 팀을 위기 상황에서 구하고 승리를 이끄는 천금 결승포가 되었다. 이어 두산은 임재철의 1타점 우전 안타까지 더하며 쐐기점까지 뽑았다. 9회에만 SK가 뽑은 7점을 고스란히 타자일순으로 뽑으며 역전극을 성공시킨 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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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