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과 최진행의 공백을 말끔히 메우는 사이클링 히트급 맹타였다.
한화 외야수 이양기(32)의 방망이가 가을 바람이 불어도 뜨겁다. 이양기는 1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NC와 원정경기에 3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 투런 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한화의 8-5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한화는 시즌 처음으로 김태균과 최진행이 모두 빠진 채 경기를 치렀다. 김태균은 지난달 22일 대전 KIA전에서 갈비뼈 골 타박으로 엔트리에서 빠져 아직 복귀하지 못하고 있고, 최진행도 지난 10일 우측 무릎 연골 연화증 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한 달 먼저 마무리했다. 두 주포가 모두 빠진 건 처음이었다.

한화는 이양기를 3번 타순에 배치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8월 이후 19경기에서 타율3할4푼8리 24안타 1홈런 1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그를 중심타선의 첫 머리에 갖다 놓았다. 이양기는 3루타를 제외한 단타-2루타-홈런을 터뜨리며 사이클링 히트급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1회 2사 주자없는 첫 타석부터 이양기는 NC 선발 노성호의 5구째 가운데 몰린 직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중간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2-0으로 리드한 3회 1사 2루에서는 노성호의 초구 몸쪽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좌익수 앞으로 빠지는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5회에는 대포를 뿜어냈다. 3-0으로 리드한 5회 무사 1루에서 NC 두 번째 투수 임창민의 초구 한가운데 몰린 직구를 통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 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지난달 22일 대전 KIA전 이후 21일-15경기 만에 터진 시즌 2호 홈런.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 하나만을 남긴 이양기는 그러나 6회 2사 만루에서 최금강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첫 타자로 나온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이민호를 상대로 우익수 앞에 뚝 떨어지는 안타로 이날 경기 4번째 안타를 때렸다. 사이클링 히트는 못 쳤지만 4안타로 대폭발했다.
지난 8일 광주 KIA전 3안타에 이어 2경기 연속 맹타를 터뜨리고 있는 이양기는 시즌 타율을 3할3푼3리로 끌어올렸다. 개인 최다 시즌 2홈런을 때린 이양기는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20타점(21점) 고지도 돌파했다. 그야말로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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