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악순환 고리 벗기위한 고언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3.09.13 06: 15

“내가 옳을 때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내가 틀리면 아무도 까먹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에서 31년 동안 4,670경기에서 활약한 더그 하비 심판은 판정의 질을 높인 심판으로 손꼽힌다. 하비 심판은 “내가 옳을 때는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내가 틀리면 아무도 까먹지 않는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심판의 오심은 심판에게 그만큼 치명적이라는 말과 같다.
프로야구에서 오심이 또 나왔다. 지난 12일 문학 두산-SK전. SK가 1-0으로 앞선 2회 2사후 두산 손시헌이 SK 선발 김광현의 2구째 143km 직구를 때렸다. 타구는 좌익 선상 쪽으로 흘렀고 SK 3루수 최정이 포구한 후 1루에 송구했다. 공을 잡은 1루수 박정권의 발은 베이스에서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1루심은 아웃 선언을 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과 황병일 수석 코치 등이 그라운드로 나와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공식 야구 규칙 9.02 (a)는 “타구가 페어이냐 파울이냐, 투구가 스트라이크이냐 볼이냐, 또는 주자가 아웃이냐 세이프이냐 하는 심판원의 판단에 따른 재정은 최종의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설령 1루심이 오심을 인정했더라도 규정에 따르면 판정은 번복될 수 없다.
다른 규정도 문제다. 9.02 (c)는 “재정에 대한 어필이 있을 경우 심판원은 최종의 재정을 내리기 전에 다른 심판원의 의견을 구할 수 있다. 재정을 내린 심판원으로부터 상의를 요청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심판원은 다른 심판원의 재정에 대해 비판하거나 변경을 촉구하거나 간섭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야구에서 심판은 각각 권위를 가진 독립적인 인격체와 같다. 하지만 다른 심판원의 판정이 명백히 오심일 경우에도 규정에 따르면 간섭할 수 없고 비판할 수 없다. 명백히 틀린 판정에 대해서도 심판들이 서로 지적해 줄 수 있는 신호체계가 작동할 수 없는 구조다.
현재의 규정이 지속된다면 오심은 줄어들 수 없다. 수정할 수 있는 단계로 나가야 한다. 명백하게 잘못됐음을 인정해도 현 규정대로라면 전날(12일) 벌어진 오심은 번복이 불가능하다. 그 방법에는 비디오 판독 확대와 4심 합의 확대가 있다. 방법은 다르지만 목적은 결국 공정한 프로야구 확립이다. 오심을 인정하고 해당 심판은 처벌받고 프로야구 질은 떨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벗어던질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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