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야구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올해 한화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홈런이다. 팀 홈런이 41개로 9개팀 중 가장 적다. 전통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장타력을 자랑한 한화였지만, 올해는 창단 후 처음으로 최소 팀 홈런 위기에 빠졌다. 김응룡 감독이 야심차게 단행한 대전구장 펜스 확장이 시즌 내내 도마 위에 오를 정도였다.
이미 시즌 최하위가 굳어져 순위 싸움의 의미가 없는 상황이지만 한화는 주포 김태균과 최진행이 모두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 김태균은 갈비뼈 골 타박으로 지난달 22일을 이후 1군에서 모습을 감췄고, 최진행도 지난 8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무릎 수술을 받고 시즌을 미리 접었다.

김태균-최진행 없이 한화는 12일 마산 NC전을 치렀다. 두 주포가 모두 빠진 상황에서 치른 첫 경기. 하지만 한화는 이날 시즌 개막 후 109경기 만에 처음으로 홈런 3방을 폭발시키며 타격전에서 8-5 승리를 거뒀다. 팀내 홈런 1~2위 최진행(8개)과 김태균(7개)이 빠진 결과였으니 아이러니였다.
2회 정현석의 시즌 2호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 올린 한화는 5회 이양기의 시즌 2호 투런 홈런으로 달아났고, 9회에는 송광민의 시즌 7호 투런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필요할 때마다 터진 홈런 3방으로 한화는 NC의 추격을 따돌렸다. 홈런의 위력을 실감하며 뒤늦게 시즌 팀 40홈런(41개) 고지를 넘었다.
올해 한화는 홈런을 친 34경기에서 15승19패로 승률 4할1푼1리를 기록 중이다. 반면 홈런을 때리지 못한 75경기에서는 20승54패1무로 승률이 2할7푼에 불과하다. 한화 특유의 전통인 홈런이 터져야 경기가 쉽게 풀렸다. 특히 2홈런 이상 때린 5경기에서는 4승1패를 기록하며 확실히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한화는 김태균이 결장한 15경기에서 7승8패로 기대이상 승률을 내고 있다. 팀 내 최다 홈런-타점의 최진행마저 빠졌지만 그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시즌 막판이지만 9월에는 4승4패로 반타작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12일 경기에서 3홈런을 합작한 정현석-이양기-송광민은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팀 장타력 회복 키플레이어들이다. 중장거리 타자 정현석과 이양기도 충분히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힘의 소유자들이고, 송광민의 일발 장타력은 이기 알려져있다. 김태균-최진행 없이도 한 경기 홈런 3개를 터뜨릴 수 있는 힘이 한화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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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이양기-송광민(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