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후반기는 온통 '4강 진출' 에 초점에 맞춰져 있었다. 5위로 후반기를 시작한 롯데는 4위권과 큰 격차가 벌어지지 않았지만 계속 추격자에만 머물렀다. 잔여경기는 줄어들어 가는데 롯데는 오히려 가을야구와 멀어져만 갔다.
롯데에 사실상 마지막 기회는 이달 초 넥센과의 2연전이었다. 시리즈 시작 전 둘의 격차는 3.5경기, 롯데가 2연승에 성공하면 압박을 가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롯데는 1승 1패를 기록했고, 이후 SK와 NC에 연거푸 지면서 넥센과의 격차가 5경기까지 벌어졌다.
사실 NC전에서 패하면서 내부적으로 '올 시즌은 힘들겠다'는 분위기가 돌기 시작했다. 4위 넥센이 5할 승률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롯데는 남은 경기에서 전승에 가까운 승률을 거둬야 뒤집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건 짓누르던 압박감을 내려놓고나서 롯데가 2연승을 거둔 것. 롯데는 11일 NC전 2-0 승리에 이어 12일 삼성전도 1-0으로 이겼다. 올 시즌 첫 2경기 연속 영봉승이다. 롯데의 2연승은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선발투수의 역투가 이어졌고, 선수들의 집중력은 최고 수준이었다.
특히 12일 삼성전은 호수비의 향연이었다. 3회 1사 1루에서 이지영의 3-유간 빠져나가는 타구를 잡아 2루에 송구, 선행주자를 아웃시킨 유격수 신본기의 호수비와 8회 1사 1루에서 강봉규가 친 1-2루간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낸 박종윤의 수비는 집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경기를 끝낸 좌익수 조홍석의 다이빙캐치는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조홍석은 1-0으로 앞선 9회말 2사 1루에서 최형우의 좌중간으로 날아간 2루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 경기를 끝냈다. 공격 쪽에서 끝내기 안타가 있다면 조홍석은 '끝내기 수비'를 보여줬다.
벤치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후반기들어 롯데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다소 경직돼있었다. 김시진 감독은 경기 전 굳은 얼굴로 벤치를 지키고 있는 날이 많았다. 그렇지만 11일 NC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전준우를 불러 "부담 갖지마라. 그냥 네 마음 편한대로 야구해라. 내년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고 말했고, 훈련을 마치고 쉬고 있던 신본기의 어깨를 주무르며 타격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덕장'으로 불리던 모습 그대로였다.
롯데의 2연승은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나왔다. 짓누르던 압박감을 내려놓고 난 뒤 오히려 경기력이 좋아진 모습이다. 옥스프링의 "4강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는 말처럼 아직 6년 연속 가을야구를 포기하기는 이르다. 롯데의 시즌 막판 대반격이 시작될 징조가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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