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애매하다. 겉으로 보여지는 성적은 아쉬운데 기록만으로는 판단이 안 된다. 점점 좋아지는 투구내용을 보면 희망을 품지 않을 수 없다. 한화 외국인 투수 대나 이브랜드(30)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브랜드는 올해 28경기에서 6승11패 평균자책점 5.36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규정이닝을 채운 26명 중 25위 불과하다. 패전은 SK 조조 레이예스(12패) 다음으로 많다. 시즌 전 기대치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재계약은 어려울 듯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적응기를 마친 이브랜드가 후반기 들어 꾸준히 안정감있는 피칭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반기 19경기에서 2승8패 평균자책점 6.01에 그쳤던 이브랜드는 후반기 9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4.22로 반전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이 2.80에 불과하다.

이브랜드는 보여지는 기록으로 판단할 수 없다. 지난 12일 마산 NC전이 대표적이다. 4회까지 탈삼진 7개로 무실점 피칭을 펼쳤지만, 5회에만 애매한 수비 2개가 빌미로 작용해 4실점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으로 시즌 초반에는 급격히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쉽게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능력이 생겼다.
무엇보다 한국 야구에 대한 적응을 완전히 마쳤다. 시즌 초반에는 짧게 끊어치는 한국 타자들의 스타일에 고전했지만 이제는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으로 주도권을 갖고 투구한다. 좌우가 넓은 한국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체인지업-슬라이더 등 변화구가 빛을 발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안정감이 느껴진다.
최근 이브랜드에 대해 해설가들은 "충분히 재계약을 할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김응룡 감독은 100%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 김 감독은 "5~6회만 되면 많이 맞는다"며 더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이닝이터 모습을 바라고 있다. 이브랜드는 올해 7이닝 이상 던진 게 4경기 뿐이다. 외국인 투수는 압도 모습이 있어야 하는데 이브랜드는 그게 좀 부족하다.
또 하나는 외국인 투수의 특성이다. 재계약이 걸린 외국인 투수들은 대개 후반기에 위력을 떨치기 마련이다. 2010년 한화 훌리오 데폴라가 대표적인 케이스. 9월 마지막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7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재계약했으나 이듬해 1승에 그치며 중도 퇴출됐다. 한 시즌 꾸준하게 증명된 외국인 투수가 아니라면 재계약을 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이브랜드의 경우 후반기라고는 하지만 유례없이 치열한 시즌에 순위 다툼하는 팀들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그 성질이 다르다. 데폴라와 달리 제구와 변화구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다는 메리트도 있다. 한화가 이브랜드 이상의 외국인 투수를 데려올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김응룡 감독은 "재계약은 구단에 달려있다"며 차후 영입 후보에 따라 결정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과연 내년에도 한화에서 이브랜드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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