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베테랑 타자들의 저력이 무섭다. 아직 시즌 종료까지 3주 가량 남았지만, 이대로라면 최초로 한 팀에서 타격 부문 상위 5위 안에 4명이 진입할 가능성도 높다. 타격왕을 노리는 이병규(9번·3할5푼8리)와 이진영(3할4푼1리)을 비롯해 박용택(3할2푼1리)과 정성훈(3할2푼1리)까지 단체로 타격 부문 5위 안에 자리할 수 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역시 타격왕이다. 12일까지 롯데 손아섭이 3할4푼7리로 최고 타율을 기록 중인 가운데, 이병규와 이진영이 호시탐탐 정상을 바라본다.
지금까지 334타석을 소화한 이병규는 규정 타석수인 397타석에 63타석을 남겨뒀다. LG가 16경기를 남겨뒀기 때문에 남은 경기서 4타석씩 들어서면 극적으로 규정 타석을 채우게 된다. 즉 이병규가 현재 타율을 유지하고, 부상 등의 변수만 피하면 2005시즌 이후 두 번째로 타격왕에 등극한다.

규정 타석을 채우지 않아도 타격왕을 수상할 수 있다. 규정 타석에서 모자란 만큼 타석·타수를 더해도 타율이 1위라면, 타격왕을 차지한다. 하지만 후반기 타율 3할8푼4리를 치고 있는 손아섭의 기세를 생각하면,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꾸준히 출장하는 게 이병규에게 유리하다.
이진영은 통산 첫 타격왕을 노린다. 이진영은 2004시즌 타율 3할4푼2리를 기록했음에도 3할4푼3리를 친 현대 브룸바에 1리 차이로 타격왕을 놓친 바 있다. 올 시즌 전반기 타율 3할3푼7리, 후반기 타율 3할4푼6리로 꾸준한 만큼, 막판 스퍼트를 올리면 대역전도 가능하다. 지난 7일과 8일 삼성전에서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12일 KIA전에서 3타수 3안타로 폭발, 타격 컨디션을 다시 끌어 올렸다.
박용택과 정성훈이 타격 탑5를 고수하기 위해선 타격 3위 신종길, 6위 최정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시즌 막바지 이병규가 지금 타율을 유지한 채 규정타석을 채우면, 자연스럽게 타격 순위는 하나씩 밀리게 된다. 결국 타율 3할2푼3리로 이들 보다 앞에 있는 신종길을 제치고, 3할1푼6리의 최정 보다 앞자리를 선점하고 있어야 5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
박용택은 후반기 타율 3할1푼2리, 9월 타율 2할4푼1리로 다소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 11년차 베테랑에 타격왕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페이스 조절에 있어 올해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신종길보다 유리하다.
정성훈은 최근 페이스가 좋다. 후반기 타율 3할6푼9리로 손아섭에 이은 2위, 9월 타율은 3할8푼7리에 달한다. 꾸준히 타율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신종길을 제치고 3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또한 정성훈은 올 시즌까지 10년 연속 규정타석을 채우며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3루수로 자리매김했다.
LG 김기태 감독은 이들의 활약을 머릿속에 넣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3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 역시 베테랑들이 시즌을 보낼 줄 안다. 아무래도 앞으로 야구를 할 날이 해온 날보다 적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쉬는 날에도 베테랑들은 연습하러 온다”며 “규정타석을 채우게 되면 타율뿐이 아닌 출루율 타점 등 여러 가지 기록에 다 들어가게 된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선에서 출장시키려 한다”고 베테랑 4인방의 기용 방향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한편 지금까지 한 팀에서 타격 5위 안에 3명이 자리한 경우는 총 6번(1985시즌 삼성·1986시즌 해태·1987시즌 삼성·1993시즌 삼성·1997시즌 삼성·2010시즌 롯데)있었다. 가장 최근인 2010시즌 롯데의 경우 이대호(3할6푼4리) 홍성흔(3할5푼) 조성환(3할3푼6리)이 나란히 타격 부문 1위부터 3위를 차지했었다. 당시 롯데 타격코치는 김무관 코치로 김 코치는 지난해부터 LG서 타격코치를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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