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투와 실전 공백, SK 계투 두 얼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9.13 13: 56

시즌 막판 승리카드를 쏟아 붓는 총력전을 펼치는 팀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승리 계투들의 연투 과부하와 계투 추격조 선수들의 실전 감각 유지 및 고양이다. 접전이 이어져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 결국 승리 계투의 잇단 연투가 불가피하고 대신 추격조 투수들은 그만큼 출장 기회가 줄어들어 경기 감각 유지에 문제가 생긴다. 연승팀이 그 행진을 끝내고 연패 늪에 빠지는 이유 중 하나다. 4강 진입을 위한 안간힘을 쓰고 있는 SK 와이번스 계투진의 두 얼굴이다.
SK는 지난 12일 문학 두산전서 7회까지 7-0으로 여유있게 앞서다 막판 대량실점하며 7-9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6-0에서 6회말 정상호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 김강민이 스킵 동작 후 홈 쇄도해 쐐기점을 뽑던 악착같은 득점 본능. 그런데 그 경기력이 한순간 계투진 붕괴로 인해 고스란히 신기루가 되어 패배 속 그늘로 사라져버렸다.
이날 무려 9명의 투수를 쏟아부은 SK. 선발 김광현이 7회 2사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호투를 선보였고 뒤를 이은 임경완도 7회초 두산 공격을 무득점으로 매조졌다. 8회초 이재영이 1아웃을 잡는 동안 3피안타에 실책까지 겹쳐 2실점 1자책했으나 지난 5월 KIA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와 좌완 필승조가 된 진해수는 2탈삼진으로 7-2 리드를 지켜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9회초에 맞춰 등판한 전유수가 두 명의 타자를 모두 출루시켰고 윤길현이 최재훈에게 좌월 스리런을 내주며 7-5 추격권 돌입을 내줬다. 여기서 다급했던 SK는 윤길현에게 남은 아웃카운트를 맡기지 않고 마무리 박희수를 올렸는데 박희수는 오재원에게 3루 기습번트 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결국 김동한의 역전 결승 스리런, 임재철의 쐐기 적시타 등으로 인해 박희수-박정배 두 필승조 투수들은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결국 2년차 우완 문승원이 간신히 두산 공격을 끝내며 SK는 이날 경기 무려 9명의 투수를 동원했다.
필승 계투조도 사람이다. 수학 공식이 아닌 만큼 질 수도 있는 법이지만 상황이 너무 안 좋았다. 12일 두산전 역전패 전까지 5승2패를 기록한 SK. 그런데 박정배가 11일까지 2경기 연속 등판과 더불어 7경기 중 5경기에 나섰다. 윤길현도 다섯 차례 마운드에 올랐고 마무리 박희수-좌완 릴리프 진해수가 4경기를 나섰다. 계투 요원들은 등판을 대비해 불펜에서 몸을 푸는 노력도 있는 만큼 경기 투구수 그 이상의 체력 소모를 요한다.
대신 임경완, 이재영, 전유수 등 추격조 투수들은 자주 나서지 못했다. 연승을 달리면서도 확실한 기선 제압으로 억누른 경기가 많지 않았던 만큼 이들을 접전 상황에서 내지 못했고 경기 감각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다급한 상황인 만큼 믿는 투수들을 최대한 동원하고자 하는 계획이 하필 연속 접전으로 인한 필승조의 부하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믿기 싫은 역전패가 이틀 연속 이어지며 필승 계투진 선수들 마음의 상흔으로 남고 말았다.
이만수 감독은 “다들 힘든 상황이라 고맙고 미안하다. 그러나 더 지면 올 시즌이 사실상 끝나는 만큼 무리가 되더라도 조금만 더 버텨주길 바란다”라며 미안한 가운데 분발을 촉구했다. 안타깝게도 필승 계투도 사람이라 무너지는 경기가 생기고 말았는데 그 시점이 뼈아팠다. 계투 추격조의 실전 감각 유지도 실패하고 만 현재. SK는 아직 4강 진입을 향한 점점 가늘어져가는 끈을 붙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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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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