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 발목부상, 경희대 우승전선 빨간불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9.13 16: 15

대학리그 3연패를 노리는 경희대의 기둥에 금이 갔다.
고려대는 13일 수원대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 KB국민은행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경희대에 59-5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1차전을 70-76으로 내준 고려대는 1승 1패로 승부에 균형을 이뤘다. 대학농구의 최종승자는 15일 펼쳐지는 3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이번 시리즈는 김종규(22, 경희대)와 이종현(19, 고려대)의 대학시절 마지막 맞대결이다. 4학년 김종규는 이번 대학리그를 마지막으로 프로에 간다. 신입생 이종현이 프로에 가기 전까지 두 선수는 프로아마 최강전이 아니면 붙을 일이 없다. 어쩌면 이종현과 앞으로 3년 동안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두 선수는 올해 많은 것을 합작했다. 동아시아선수권에서 트윈타워로 호흡을 맞춰 한국의 우승을 이뤄냈다. 아시아농구선수권에서는 프로형님 김주성-이승준을 보좌해 한국의 3위를 이끌어냈다. 국가대표인 두 선수는 향후 10년 이상 한국농구 골밑을 책임질 재목들이다.
김종규와 이종현의 대결은 불꽃이 튀었다. 김종규가 경기시작과 동시에 투핸드 덩크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에 이종현은 김민구의 슛을 내리찍으며 맞섰다. 두 선수의 골밑 자리싸움은 마치 씨름을 방불케 했다.
김종규는 전반에만 10점, 5리바운드를 올렸다. 이종현이 힘에서 밀리지 않자 과감하게 외곽슛까지 시도한 것이 주효했다. 점프가 좋은 김종규는 떳다하면 수비리바운드를 잡아냈다. 김종규는 공격기술이 단조롭다는 약점이 있었다. 이 날 만큼은 피벗에 이은 훅슛 등 다양한 공격을 선보였다. 
이종현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전반에만 5개의 공격리바운드를 걷어내며 제공권을 장악했다. 김종규와의 몸싸움도 우위를 보였다. 높이를 이용한 팁인슛도 일품이었다.
 
하지만 4쿼터 초반 사고가 생겼다. 이승현과 리바운드를 다투던 김종규가 왼쪽 발목을 부여잡고 쓰러진 것. 김종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우띠롱이 투입됐지만 기량 차가 컸다. 이대로라면 고려대의 승리가 확정적이었다.
최부영 감독은 4쿼터 6분여를 남기고 김종규를 다시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2차전에서 승부를 끝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왼쪽 발목을 심하게 저는 김종규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김종규는 끝까지 고통을 참고 뛰었지만 승부를 3차전으로 미뤘다.
경기 후 이승현은 “(종규 형이) 내 발을 밟고 발목이 돌아갔다고 하더라. 깜짝 놀랐다. 경기를 하다보니까 몰랐다”며 걱정했다. 이어 3차전 전망에 대해 “아무래도 수비나 리바운드 볼에 대한 집착 싸움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김종규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면 아무래도 고려대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이민형 고려대 감독은 “김종규가 (정상이 아니면) 3차전에 우리가 유리할 수 있을 것이다. 3차전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필승의지를 다짐했다. 김종규의 부상정도는 경희대 우승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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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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