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의 호투. 그것도 프로 데뷔 10년차 시즌 첫 완투승로 경기를 만들었고 타선도 꼬박꼬박 점수를 적립했다. 이길 수 밖에 없는 경기. SK 와이번스가 윤희상의 호투에 힘입어 전날(12일) 믿을 수 없는 7-9 역전패를 안긴 두산 베어스를 꺾고 2연패서 벗어나 4강 진입을 향한 가느다란 희망을 이어갔다.
SK는 1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두산전에서 데뷔 첫 9이닝 11탈삼진 1실점 완투승을 올린 선발 윤희상을 앞세워 6-1로 승리했다. SK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56승2무52패(5위, 13일 현재)를 기록하며 최근 2연패에서 탈출한 동시에 쉬고 있던 4위 넥센에 4경기 차로 다가섰다. 제법 멀어져 있으나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반면 12일 막판 공세로 9-7 역전극을 펼쳤던 두산은 이날 윤희상에게 묶여 빈타에 허덕이며 완패를 자초했다. 3위 두산의 시즌 전적은 63승2무49패다.

1회말 SK는 선두타자 정근우의 우익수 방면 안타와 조동화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선취점 기회를 맞았다. 뒤를 이은 최정의 타구는 좌중간 안타가 되었고 정근우는 3루를 거쳐 유유히 홈을 밟았다. SK의 선취점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SK는 2회말 김성현의 1타점 우중간 안타와 정근우의 1타점 좌전 안타로 3-0을 만들며 기세를 몰고 갔다. 4회말 SK는 2사 후 정근우의 중전 안타와 조동화의 볼넷으로 1,2루를 만들었다. 뒤를 이은 최정의 타구는 평범한 3루 땅볼. 그런데 3루수 이원석이 이를 뒤로 흘렸다. 그 사이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SK는 5-0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그 사이 SK 선발 윤희상은 5회 2사에서 이원석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기 전까지 안타는 물론 사사구마저 내주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며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구위와 제구에서 모두 빼어났다. 윤희상의 호투 속 5회말 SK는 김강민의 좌중월 솔로포로 6-0을 만들었다. 유희관의 몰린 체인지업(120km)을 그대로 끌어당긴 김강민의 파괴력을 알 수 있었다.
6회초 1사 후 두산은 김재호의 2루타로 만회점 기회를 만든 뒤 상대 선발 윤희상의 어이없는 보크에 이은 이종욱의 2루 땅볼로 간신히 0의 행진을 마쳤다. 그러나 뒷심을 전날 모두 써버렸기 때문일까. 더 이상의 화력은 없었다.
SK 선발 윤희상은 5회 2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치는 등 9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7승 째를 올렸다. 지난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완투패 전력을 지닌 윤희상의 완투승은 2004년 데뷔 이후 처음 있는 일. 11탈삼진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이다. 1번 타자 정근우는 5타수 4안타 1타점 맹활약을 펼치며 공격 선봉장으로서 120% 위력을 발산했다.
반면 두산 선발 유희관은 5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1피홈런, 탈삼진 3개, 사사구 3개) 6실점 4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되어 10승 기회를 다음을 미뤘다. 두산 타선은 이날 끈질김을 찾아볼 수 없는 허약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실망감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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