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의 기획 의도가 연기자의 수준 미달 연기로 퇴색됐다.
지난 13일 방송된 '사랑과 전쟁'은 아이돌 특집 3탄으로 준비돼 유정(걸스데이 유라 분), 수호(제국의 아이들 문준영 분), 준형(제이워크 장수원 분)의 사랑과 우정을 넘나드는 로맨스가 펼쳐졌다. 이들은 '남녀 사이에 친구가 가능할까'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세 남녀의 오해와 다툼, 화해 등의 감정선을 그려냈다.
하지만 이러한 극의 내용에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한 것은 1세대 아이돌로 불리는 장수원의 연기력이었다. 장수원은 시종일관 국어책을 읽는 말투와 감정이 전혀 실리지 않은 대사톤, 변화 없는 표정으로 '발연기' 수식어를 얻게 됐다.

이는 대학생 아내를 연기하는 유라가 발랄한 여대생부터 사랑 앞에 솔직한 여자의 수줍지만 당당한 고백, 아픈 가족사에 고통스러워하는 눈물 등 폭넓은 연기를 보여준 것에 비교되는 목석같은 연기로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사랑과 전쟁'이 연기력을 기본으로 내용 전달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명배우들이 포진돼 늘 시청자의 공감과 공분을 자아냈던 '믿고 보는 드라마'라는 특색을 강점으로 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장수원의 안일한 연기는 프로그램의 명성에까지 흠집을 남겼다는 문제점을 가진다.
'사랑과 전쟁'의 '아이돌특집'은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해 젊은 부부의 갈등을 보여주며 다소 부족했던 화제성을 잡고 불륜 등의 강한 이미지를 희석하기 위해 기획된 아이템이지만 시작 전부터 우려를 낳았던 함량 미달의 아이돌 연기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아이돌 특집'의 발목을 결국 잡게 됐다.
이는 앞서 제국의아이들 김동준과 쥬얼리의 예원, 포미닛의 남지현, 레인보우 고우리, 엠블랙 지오 등이 출연했던 '아이돌특집' 두 편이 큰 연기력 논란 없이 아슬하게 시청자의 합격점을 받았던 것과 더불어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아이돌 특집'이 화제성을 불러모을 수 있는 인지도 있고, 연기도 되는 아이돌을 섭외해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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