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슈스케', 역시 믿는 게 아니었어..또 속았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9.14 08: 48

엠넷 '슈퍼스타K5'가 역시 또 한번 시청자를 노련하게 낚아올렸다.
패자부활이 없다더니, 사실상의 패자부활의 장을 마련해두고 있었다. 한시간 넘게 맘을 졸이며 봤던 시청자는 탈락자를 구제시켜주는 듯한 예고편을 보고서야 뒤통수를 맞은 걸 알았다.
'슈퍼스타K5'는 이번 블랙위크를 맞아 논란을 피해가려는 노력이 역력했다. 이 프로그램은 13일 방송에서 라이벌 미션을 시행했는데, 이들의 당락은 100인의 심사위원이 결정하게 하고 또 패자부활전을 없애겠다며 논란의 싹을 없애버리는 듯 했다. 그동안 심사위원의 취향에 따라 합격자가 나뉘고, 기껏 긴장감 높여 떨어뜨려놓고는 김빠지게 도로 붙이는 사례가 많아 욕을 많이 먹었던 이 프로그램이 일종의 탈출구를 찾은 셈이다.

그래서 신선했다. 최고 점수를 받은 송희진의 경우를 보자.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내지르는 창법의 소유자 송희진은 에일리의 '유앤아이'를 화끈하게 부르고 나서 시무룩해졌다. 라이벌 미션으로 맞붙은 정다희에게 호평이 쏟아졌기 때문. 윤종신은 "가창은 송희진이 나은데, 다희가 안정되게 더 잘했다. 송희진은 고음을 정확하게 내지만 노래 분석이 조금 잘 안됐고, 기량 차가 굉장히 커버됐다"고 평했다. 이하늘도 "사실 다희가 밀릴 줄 알았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의 평에 다소 고개를 갸웃 거릴 때쯤, 음악 전문가 및 일반인으로 구성된 100인의 심사는 역시 시청자들의 취향이 보편적임을 보여줬다. 송희진이 86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하며 57점의 정다희를 이긴 것이다. 100인의 심사위원이 투입돼 색다른 그림을 만들어냈다.
이날 방송은 100인으로부터 점수를 덜받는 쪽이 탈락하는 것처럼 그려졌다. 출연자들은 눈물을 흘렸고, 당장 짐이라도 쌀 기세였다. 다희는 "그래도 칭찬을 많이 받아서 좋았다"고 했고, 송희진도 "또 같이 노래하고 싶은데"라며 말을 흐렸다.
승부는 계속됐다. 정은우가 58점밖에 못받고 떨어졌고, 박재정은 겨우 2점차로 떨어졌다. 패자부활전이 없을 것이라고 했으므로, 이들 화제의 출연자들의 탈락은 큰 충격이었다.
물론 예고편에서는 사실 이날의 탈락이 진짜 탈락이 아니었음을 드러냈다. 이날 승패는 그저 승패였을 뿐, 합격 여부에는 심사위원 점수가 포함된다. 심사위원 점수를 일부러 빼고 100인 심사 결과만 알려준 후 일단 눈물, 콧물 다 빼고 진짜 불합격은 나중에 알려주는 셈이다.
과연 '낚시의 대가'다운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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