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종영 ‘스플래시’, 짧았던 4주간 무엇을 남겼나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9.14 08: 47

MBC 예능프로그램 ‘스플래시’가 지난 13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2%대의 낮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전작 ‘파이널 어드벤처’에 비해 첫 방송부터 8.5%(닐슨미디어, 전국기준)라는 고무적인 시청률을 기록,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던 이 프로그램은 개그맨 이봉원의 부상을 계기로 안전성 논란을 이기지 못하고 4회 만에 종영하게 됐다.
마지막 방송에서는 D조의 예선 과정이 전파를 탔다. 배우 양동근, 박재민, 가수 아이비, 강인, 씨스타 소유, B1A4 공찬, 엑소 타오 총 7명은 앞서 다이빙을 선보인 여러 출연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애썼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스플래시’는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측면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부상 등에서 비롯된 안전성 관련 문제였지만, 실제 방송에서 무엇보다 돋보였던 것은 다양한 이유에 의해 다이빙에 도전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으려 노력했던 스타들의 모습이 주는 감동이었다.

지난 방송에서도 여러 출연진은 물과 높은 곳에 대한 공포증을 이겨내고 파란 물속에 멋진 자세로 뛰어 들어가며 보고 있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전 세계에서 딱 한사람만이 구사한다는 고도의 기술을 뛰어난 도전정신으로 완성해 보인 박재민, 다이빙 자체를 즐기며 신나게 물속으로 뛰어 들었던 양동근, 의외로 뻣뻣한 몸 때문에 다이빙 기술을 습득하는 초반부터 고생했던 아이비, 고소공포증이 있음에도 10m 높이에서 뛰어내리며 대단한 용기를 보여준 B1A4 공찬, “이번엔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며 결연한 의지로 개인적인 슬럼프를 이겨내고자 한 슈퍼주니어의 강인, 의외로 겁이 많았지만 우슈로 다져온 운동신경을 발휘했던 엑소 타오, 여러 번 망설임 끝에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씨스타 소유 등 도전자들의 모습은 때로는 뭉클하게 때로는 속 시원하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적셨다.
이 같은 감동은 1회부터 3회까지의 방송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린 시절 사고로 인해 물 공포증이 있는 배우 홍여진, 고소공포증을 가진 가수 NS윤지, 자신의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깨기 위해 나온 방송인 홍석천, 진지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나온 방송인 김새롬, 그룹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나온 MIB 오직 등 다양한 사연의 출연진은 화려한 연예인의 모습을 떠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자신을 이겨내고자 한 한 사람의 도전자로서 다이빙대 위에 서 왔다. 그리고 이들의 진솔한 모습은 감동을 주기 충분했다.
물론 '스플래시'는 예능 프로그램의 안전성 문제를 수면 위에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잇따른 출연진의 부상은 요즘 유행하고 있는 몸을 쓰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면 좌시되는 경향이 있는 위험성의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 때문에 일부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은 비슷한 시기 열린 프로그램 제작발표회 혹은 기자간담회에서 예전에는 제기되지 않았던 위험 부담 문제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며 취재진을 안심시켜야 하기도 했다.
어쨌든 한여름밤의 꿈처럼 짧고 강렬했던 시간 '스플래시'가 보여준 감동과 가능성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이 확인했던 것은 위험한 것에 도전하는 것을 지켜보며 얻는 자극적인 감각이 아닌 용기와 극복에서 오는 감동이었다. 더불어 대두된 안전성 문제를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고 회의를 통해 발빠르게 폐지를 결정한 MBC와 제작진의 결정 역시 높이 살만하다. 도전은 4회만에 멈추게 돼 아쉬움이 남지만, 출연진이 각각의 인생에서 보여줄 또 다른 도전이 기대감을 자아낸다.
한편 ‘스플래시’는 ‘높은 다이빙대 위에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내는 유명인들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스릴과 감동을 전달한다’라는 취지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네덜란드에서 처음 방영한 후 영국, 호주 등 20여 개국에서 현재 제작 및 방송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다이빙이라는 역동적인 스포츠 종목에 서바이벌이라는 흥미진진한 구성을 내세웠을 뿐 아니라 ‘나는 가수다’ 열풍을 이어 받았던 신정수 PD의 신작이라는 점에서도 큰 기대를 받았었다. 그러나 출연진의 잦은 부상과 그로 인한 안전성 논란은 제작진을 고민에 빠뜨렸고 결국 임원회의를 거친 끝에 프로그램의 폐지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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