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 대학농구가 달라졌다.
2013 KB국민은행 대학농구리그는 15일 오후 2시 수원대체육관에서 개최되는 경희대와 고려대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1승 1패씩 주고받은 양 팀은 3차전 진검승부를 앞두고 있다.
2차전이 열린 13일 수원체육관에는 양교를 응원하는 만원관중들이 몰렸다. 경기시작 후 두경민의 비하인드패스에 이은 김종규의 덩크슛이 터지자 체육관이 떠나갈 듯 했다. 이에 뒤질세라 이종현은 김민구의 레이업슛을 찍어 내렸다. 초반부터 결승전다운 열기가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대학리그 준결승에서 접전 끝에 고려대에 패한 연세대 최준용도 경기장을 찾았다. 윤호영 등 상무 선수들도 모습을 보였다. 대학리그 결승전이지만 이종현, 문성곤, 김종규, 김민구 등 현역 국가대표 4명이 포함된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졌다.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2차전은 KBS를 통해 생중계됐다. 또 3~4개의 방송사가 스포츠뉴스에 내보내기 위해 카메라를 대동했다. 취재기자들이 가득 찬 취재석에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대학농구는 ‘그들만의 리그’였다.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 ‘빅3’가 3학년이던 경희대는 중앙대의 도전을 꺾고 2년 연속 왕좌에 올랐었다. 당시 중앙대 주전이던 4학년 장재석, 임동섭, 유병훈, 김현수, 정성수는 현재 모두 프로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차가웠다. 경기가 열린 용인체육관은 썰렁함을 면치 못했다. 소수 골수 농구팬들만 경기를 챙기는 수준이었다.

올해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아시아농구선수권 동메달의 주역들이 양 팀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는 프로아마 최강전까지 제패하며 한껏 분위기를 달궜다. 다가오는 2013년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실력파 4학년들이 많아 프로관계자들의 관심도 남달랐다. 올해 대학리그는 상명대가 창단 첫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 과거에 비해 조금은 평준화가 이뤄진 편이다.
대학농구는 90년대 연세대와 고려대의 라이벌전으로 전성기 꽃을 피웠다. 다른 대학들도 꾸준히 좋은 선수를 배출했다. 대학생이던 서장훈, 이상민, 전희철, 현주엽, 김영만, 추승균 등은 향후 프로농구서도 흥행주역이 됐다.
대학농구는 근 20년 만에 부활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김민구 등 4학년 스타들이 프로에 진출하면 인기가 식을 수 있다. 겨우 살아난 대중의 관심을 이어가려면 대학농구연맹과 대한농구협회가 마케팅 등 여러 방면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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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