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결승행' 포항, 제주에 4강 악몽 또 안겼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9.14 17: 00

'디펜딩 챔프' 포항 스틸러스가 제주 유나이티드에 다시 한 번 FA컵 악몽을 안겼다. 
포항은 14일 오후 3시 제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4강전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4-2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짜릿한 역전 드라마였다. 포항은 전반 1분 만에 마라냥에게 기습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13분엔 페드로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포항은 전반 9분 고무열의 만회골을 기점으로 후반 3분 노병준의 추가골, 후반 16분 박성호의 결승골, 후반 35분 조찬호의 쐐기골을 묶어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포항은 FA컵 2연패와 함께 통산 4번째 우승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게 됐다. 포항은 오는 15일 일전을 벌이는 전북 현대-부산 아이파크 승자와 우승컵을 다툰다.

2연패를 노리는 포항은 미소를 지은 반면 설욕을 다짐했던 제주는 통한의 눈물을 삼켰다. 체력적 열세를 안고 제주 원정길을 떠났던 포항은 굵은 빗줄기 가운데서도 기어코 역전승을 연출했다.
반면 제주는 포항 징크스에 눈물을 흘렸다. 제주는 4강전에서만 포항에 3번째 무릎을 꿇었다. 지난 2007년과 2012년에 이어 또 한 번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첫 악몽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는 FA컵 4강전서 포항에 1-2 패배를 당했다.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4강전서 황진성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자일이 동점골을 넣었지만 후반 31분 한용수의 통한의 자책골로 결승행의 꿈을 접어야 했다.
올해는 독기를 품었다.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컸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K리그 클래식 28라운드서 주전들에게 대거 휴식을 부여하며 오로지 포항전을 벼르고 벼렀다.
퇴로는 없었다. 제주는 올 시즌 아쉽게 그룹B로 밀려난 상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서는 포항을 꺾은 뒤 우승컵을 들어 올려야 했다.
이날 경기력도 좋았다. K리그 클래식 선두 포항을 상대로 대등한 싸움을 벌였다. 윤빛가람의 조율 속에 페드로, 마라냥의 개인기와 빠른 발을 앞세워 포항의 골문을 노렸다. 서동현과 배일환의 슈팅도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제주는 끝내 포항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또 한 번 울분을 삼켰다. 제주의 3번째 설욕전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doly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