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한화가 갈 길 바쁜 삼성을 잡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날 공식 은퇴식을 가진 신경현도 기쁜 마음으로 유니폼을 벗을 수 있게 됐다.
한화는 1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 홈경기에서 4-3 역전승을 거뒀다. 1회 선제 2점을 줬지만 이후 마운드가 실점 없이 막은 가운데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역전승을 엮어냈다. 9월에만 5승5패 5할 승률로 고춧가루 부대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은 한화에 특별한 경기였다. 지난 10년간 주전 포수로 활약한 '이글스의 안방마님' 신경현이 공식 은퇴식을 갖고 유니폼을 벗었다. 'CAPTAIN32'라는 이름으로 은퇴식 행사를 치른 신경현은 정승진 구단대표이사를 비롯해 김응룡 감독, 유승안 전 감독, 고동진 한화 선수대표, 최형우 삼성 주장으로부터 축하의 꽃다발을 받았다. 이어 은퇴사에서 눈물도 훔친 신경현은 카퍼레이드를 마친 뒤 아들 지후군의 시구를 직접 받으며 마무리했다. 팬들도 신경현에게 뜨거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한화는 시작부터 선발 데니 바티스타가 볼넷 2개로 주자를 쌓은 뒤 최형우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하지만 3회 신경현의 후계자 중 하나로 거론되는 포수 정범모가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선상 2루타를 때린 뒤 송광민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냈다.
이어 6회 정현석의 몸에 맞는 볼에 이어 전현태가 우중간을 완벽하게 가르는 1타점 3루타를 작렬시키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공격에서 이양기의 몸에 맞는 볼로 이어진 1사 1·2루에서 한상훈의 2루 땅볼 때 삼성 김태완이 공을 잠깐 한 번 더듬는 사이 병살을 면하며 3루 주자 전현태가 홈을 밟아 역전을 했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여세를 몰아 정범모가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면 4-2로 달아났다. 정범모가 오랜만에 2안타 멀티히트를 가동하며 은퇴한 선배 포수 신경현을 흐뭇하게 했다. 한화는 4-3으로 승리하며 1위 싸움을 벌이는 삼성에 고춧가루를 뿌리며 신경현의 은퇴식 날 활짝 웃었다. 신경현은 "16년간 한화에서 나를 잘 챙겨주셨다. 영원한 한화맨으로 남고 싶다"며 "우리팀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고 기대했다.
이날 신경현까지 포함 리그에서 가장 많은 11명의 선수 은퇴식을 가진 한화는 은퇴식 날 몇 차례 짜릿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정민철의 은퇴식이었던 지난 2009년 9월12일 대전 히어로즈전에서 0-9에서 11-9로 대역전승하는 드라마를 썼고, 송진우의 은퇴 경기였던 2009년 9월23일 대전 LG전에도 선발 송진우에 이어 등판한 류현진이 8⅓이닝 역투를 펼치며 4-2로 이겼다. 신경현의 은퇴식에도 짜릿한 역전승으로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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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