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잘 할 것이라 본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14일 문학 SK전을 침착하게 임했다. 이틀 휴식을 등에 업은 만큼, 변칙전략을 발휘할 수 있었지만 순리대로 최선을 다해 SK와 상대하겠다고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SK 상대 전적 4승 8패 1무로 밀리고 있었다. 또한 5위 SK를 완전히 4강권 밖으로 밀어낼 수 있는 기회임을 염두에 두면 다소 의외였다.
이날 넥센의 선발투수는 앤디 밴헤켄. 밴헤켄은 올 시즌 SK를 상대로 3경기 출장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60으로 부진했다.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7로 SK에 유난히 강했던 좌투수 강윤구의 깜짝 선발 등판이 가능했으나 염 감독은 “로테이션대로 가겠다”고 정공법을 택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밴헤켄도 그렇고 내일 선발 등판 예정인 나이트 또한 SK상대로 승이 없는데 이제 승리할 때가 됐다”고 했다.

염 감독의 밴헤켄에 대한 믿음은 완전히 적중했다. 밴헤켄은 결정구 스플리터를 앞세워 한국프로야구 통산 최다 타이인 탈삼진 11개를 기록했다. 결국 밴헤켄은 6이닝 3실점(1자책점)으로 시즌 10승에 성공, 2년 연속 두 자릿수 선발승을 달성했다.
경기 전 고심했던 7번과 8번 타순도 묘수가 됐다. 염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짜면서 7번 타순과 8번 타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일단 오윤과 서동욱 둘 다 최근 타율이 좋아 둘을 밀고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3점을 뽑았던 3회초 첫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서동욱은 몸에 맞는 볼로 출루에 성공했고, 이를 시작으로 넥센은 문우람과 이택근의 적시타로 3-2로 역전했다. 추가점에 성공한 4회초에는 첫 타자 오윤이 좌전안타, 서동욱이 2루타를 날려 다시 공격에 시동을 걸었고 서건창의 희생플라이로 4-2를 만들었다. 7번 타자 오윤과 8번 타자 서동욱이 이날 경기 초중반 공격의 첨병 역할을 수행한 순간이었다.
염 감독은 올 시즌 유난히 SK에 고전하는 것에 대해 “시즌 중 열세에 있어도 결국 어느 정도는 메워지는 게 야구라고 생각한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일방적으로 한 팀이 밀리는 경우는 정말 경기 내용에서 운이 없는 경우 외에는 없다”며 “지금까지 SK에 약했어도 이제는 강할 거라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넥센은 7회초 박병호의 쐐기 투런포로 경기를 가져갔고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넥센이 올린 62승은 2008년 히어로즈 창단 후 최다승이다. 반면 실낱같은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가던 SK는 넥센과 경기차가 5경기로 멀어지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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