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젝스키스 출신 장수원이 발연기 논란에 혹독한 하루를 보냈다. 지난 13일 방송된 KBS 2TV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아이돌 특집 3탄에 출연해 형편 없는 연기력을 보인 탓이다.
이날 걸스데이 유라, 제국의 아이들 문준영 등과 함께 남녀사이의 친구 문제에 대한 주제로 연기한 장수원은 함께 연기한 가수들 중 최고참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혹독한 평가를 들어야 했다. 준비가 미흡한 인상이 역력하고 이른바 '감이 없는' 그의 연기를 향해 시청자들은 거침없는 채찍질을 해댔다.
현재는 제이워크의 멤버로 활동 중인 원조 아이돌 장수원은 데뷔 16년 만에 새삼 성장통을 만났다. 1997년 젝스키스로 데뷔, 라이벌 그룹 H.O.T와 함께 시대를 풍미했던 그는 젝스키스 해체 후 2002년 멤버 김재덕과 함께 제이워크를 결성, 가수 활동을 이어왔고 전성기적 반향은 아니더라도 오랜 팬들 사이 상당한 인기를 유지했다.

그 사이 대학교(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했고 2009년 말 현역 입대에 병역의 의무까지 마쳤다. 가끔 구설과 사건에 휘말린 일부 멤버들과는 달리 비교적 조용하고 무탈한 생활을 이어갔다. 제이워크 음반을 낼 때면 종종 예능 프로그램 등에 얼굴을 내밀고 팬들에 안부를 전하는 정도였다. 그랬던 그가 데뷔 16년 만에 정식으로 처음 도전한 드라마 연기로 그 어느 때보다 큰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 것. 사실 스스로도 낯설고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상황일 것이다.
장수원 측은 준비가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며 향후 노력할 뜻을 시사했지만 네티즌의 아쉬운 목소리는 쉽사리 줄어들지 않은 모습. 이날 내내 온라인 검색어를 장악하고 그의 연기 장면을 편집한 동영상이 각종 사이트를 장식했다. 아쉽다는 의견과 날선 비판이 댓글도 끝이 없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뒤늦은 성장통으로 수용할 수 있다면 장수원의 연예계 수명이 더욱 길어질지도 모르겠다. 사실 원조 아이돌로 함께 활약했던 젝스키스의 은지원이나 H.O.T 문희준, 토니안 등이 핫젝갓알지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하고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는 것에 비해 장수원의 입지는 아쉬운 처지다. 그러나 김재덕과 함께 제이워크로 명맥을 유지하는 걸 보면 스스로 가수 활동이나 연예계 생활에 대한 의지는 엿보인다.
이번 연기 도전이 이렇게 혹독한 평가를 얻지 않았다면 연기자로도 방향을 전환할 발판이 되었을지 모른다. 분명 시작은 미숙했다. 하지만 제이워크 활동 외에 연예계에서 원조 아이돌의 자존심을 지키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기자 도전이 나쁘지 않은 것도 사실.
그가 향후 연기 활동할 계획을 어느 정도 세우고 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일이 원조 아이돌의 뒤늦은 성장통으로 지나가 또 다른 인생의 설계에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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