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SNL코리아'가 세계적인 톱모델들도 평범한 동네주민으로 만들었다.
14일 방송된 'SNL코리아'는 톱모델 특집 편으로 혜박, 한혜진, 송경아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3인방이 호스트로 출연했다. 완벽한 신체비율과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 몸매를 가진 세 사람은 누구보다 열심히 망가지며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특히 세 사람은 '위켄드 업데이트-매의 눈'에서 칼 라거펠드로 변신한 유세윤의 지시 하에 야쿠르트 아줌마 패션, 찜질방 패션, 운동하는 아줌마 패션을 선보이며 절정으로 망가졌다.

야쿠르트 아줌마 패션을 시도한 혜박은 코믹한 복장과 다르게 프로페셔널한 걸음걸이로 객석 앞까지 나왔다. 그는 야쿠르트를 병 아랫부분을 뜯어낸 상태로 멋스럽게 마셔 웃음을 자아냈다. 한혜진은 찜질방에 가 본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봤을 양머리 수건, 식혜 음료로 트렌디한 멋을 냈다. 분홍색 찜질방 복으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그는 런웨이를 연상시키는 우아한 워킹으로 무대를 종횡무진했다.
송경아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운동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그는 화려한 꽃무늬 일바지에 턱끝까지 내려쓴 썬캡으로 패션 포인트를 줬다. 송경아는 앞서 나왔던 두 모델과는 달리 뒤로 걸으며 팔을 앞뒤로 휘젓는 역동적인 제스처로 룩을 완성시켰다.
이날 세 사람은 콩트를 통해 숨겨뒀던 연기력을 마음껏 뽐냈다. 먼저 송경아는 '비포선라이즈'에서 유세윤을 상대로 한 도발에 나섰다. 여행 중 운명적으로 만난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유혹했다. 이 과정에서 송경아는 "이상하다", "낮에 땀을 흘렸더니 냄새가 나는 것 같다"며 유세윤을 안달나게 만들었다. 마음이 급한 유세윤은 자신이 신고 있던 양말을 물에 적셔 송경아의 목, 팔, 얼굴을 문질렀고, 송경아는 태연하게 유세윤의 양말을 자신의 얼굴에 대며 혼신을 다했다.
이어 송경아는 '진격의 모델'에서 순수한 내면을 가졌지만 신체조건 때문에 사람들이 기피하는 거인 모델로 출연했다. 그는 긴 테이블 끝에 앉아있는 김민교의 단무지를 손쉽게 빼앗아 먹었으며 움직일 때마다 공포감을 조성했다. 굳이 앙증맞은 바비인형을 한 손에 들고 다니며 안 그래도 큰 키를 더 커보이게 만들었다.
이 코너에서 송경아는 최근 '구라라'로 곤혹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클라라를 직접적으로 디스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클라라가 "모델 언니가 오빠(김민교)를 좋아한다"고 거짓말하자 "너 왜 거짓말 하냐"고 다그쳤다. 이 모습을 본 김민교는 "구라라?"라며 대놓고 굴욕을 줬다.
'한가위만 같아라'에서는 혜박의 열연이 돋보였다. 이 콩트에서 혜박은 신동엽이 입에 넣었다 뺀 비빔밥을 맛있게 먹어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신동엽은 이 콩트에서 밥을 더럽게 먹는 남자로 등장해, 입에 넣었던 국수나 송편을 모조리 뱉어 밥상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한혜진은 크루 정명옥과 노출 배틀에 나섰다. 그는 '도트배틀'에서 가슴, 엉덩이를 노출시키는 19금 개그를 선보였다. 한혜진은 옷가게에 들렀다 이번 시즌에 발표된, 도트 노출룩을 소화한 정명옥을 본 후 자극을 받았다. 처음 쇄골, 배 부분에 작게 구멍이 난 옷을 입었던 한혜진은 이후 바디라인이 여실히 드러난 옷으로 맵시를 뽐냈다. 엉덩이에서 가슴으로 이어진 노출 패션에 급기야 경찰이 출동했고 한혜진이 풍기문란죄로 검거되면서 콩트는 마무리됐다.
19금 코미디쇼인 'SNL코리아'에서 호스트가 망가지는 건 매우 당연했지만, 세 사람의 모습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혜진은 정명옥의 지원사격 아래 과감한 노출 코미디로 19금 체면(?)을 살렸고, 송경아 역시 어린 시절에는 콤플렉스였을 큰 키를 웃음의 소재로 사용하는 결단을 보여줬다. 다른 사람의 입에 들어갔던 밥을 먹고, 동성애 연기를 시도했던 헤박의 도전도 높이 평가할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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