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스캔들' 조재현, 누가 이 남자에게 돌을 던지랴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9.15 07: 55

MBC 주말드라마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이하 '스캔들')의 조재현이 궁지에 몰렸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사랑하는 아들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거기다 파렴치한 유괴범이라는 손가락질까지 받게 됐다. 그러나 극중 모든 등장인물 중 가장 아픈 과거와 슬픈 마음을 간직한 그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스캔들'에서는 과거 어린 은중(김재원 분)을 유괴했다는 사실이 본인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져 위기를 맞는 명근(조재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명근은 자신을 찾아와 주민등록증을 던지고 소리치는 '키운 아들' 은중을 향해 모진 소리를 뱉었다. 그는 은중에게 상자 하나를 던지고선 "이 안에 네가 유괴될 때 입었던 옷들이 있다. 이젠 나에게 폐기물이다"라고 차갑게 말했다. 모든 것은 은중에게서 정을 떼려한 그의 배려였다. 아니나다를까 은중은 명근의 행동에 발끈해 그에게 원망의 말들을 쏘아붙였다. "복수하겠다"는 무시무시한 말들도 이어졌다.

명근은 과거 은중을 홧김에 유괴했지만 제자리에 돌려놓으려 했다. 그런데 이미 은중의 자리를 차지한 가짜 은중 만복(기태영 분)의 존재를 알고 그를 친아들처럼 키웠다. 무뚝뚝했지만 진짜 아들처럼 사랑을 줬다. 비록 자신의 아들을 죽게 만든 태하(박상민 분)의 아들이지만 훌륭하게 키워냈다.
이러한 부성애는 은중이 모든 사실을 알고 차가운 말을 할 때도 계속됐다. 부러 은중에게 모질게 대한 명근은 은중이 자리를 뜨자 가슴을 부여잡았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그가 육체의 아픔을 느껴서, 그리고 은중을 그렇게 떠나보낸 뒤 마음의 아픔을 느껴서였다.
모든 것을 속으로 감내하려는 명근의 안타까운 모습은 이 것이 끝이 아니었다. 태하는 언론에 나와 그의 유괴 사실을 알렸다.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임에도 취재진은 그의 집 앞에 몰려들었다. 명근은 취재진 앞에 나와 모든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던 중 명근의 머리에는 한 시민이 던진 돌이 날아왔다. 그럼에도 명근의 표정은 담담했다.
명근을 정의내릴 수 있는 단어는 유괴범이다. 그러나 이 단어 속에는 숨겨진 것들이 매우 많다. 태하로부터 어린 아들을 잃고, 태하의 아들을 유괴했지만 누구보다 훌륭한 사람으로 키워내고, 가슴 따뜻한 아버지로서 인생을 살아온 그다.
방송 말미 그가 시민으로부터 돌을 맞았던 장면처럼 과연 그 누가 명근에게 돌을 던질 수 있으랴.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든 이 남자의 인생이 어디까지 슬퍼질지, 얼마나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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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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