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생각해도 조금은 당황스럽고 궁금했나보다. 시즌 네 번째 0-1 패전을 당한 다르빗슈 유(27, 텍사스 레인저스)가 불운을 지적하는 현지 언론에 가벼운 농담을 날렸다. 다만 좌절하지는 않는다고 밝히며 의연한 태도를 선보였다.
다르빗슈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알링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오늘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타선이 상대 선발 콜론에게 꽁꽁 묶인 끝에 9회까지 단 한 점도 내지 못했다. 결국 다르빗슈는 시즌 9패(12승)째를 안았다. 최근 6경기 무승, 그리고 개인 최다인 4연패 수렁이다.
미 언론들은 경기 후 다르빗슈의 불운에 주목했다. 다르빗슈는 올 시즌 네 번이나 0-1 패전을 당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보기 드문 진기록이다. 이런 지독한 불운을 겪었던 첫 선수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97년 전인 1916년의 월터 존슨이었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정도로 뛰어난 투수였지만 1916년은 지독히도 운이 없었던 시즌으로 기억된다. 그 다음은 1955년 빌리 피어스였다.

세 번째는 1989년의 오렐 허샤이저였다. 그 다음 차례가 바로 다르빗슈다.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네 번밖에 없는 불운의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에 대해 ESPN은 “현지 취재진이 경기 후 다르빗슈에게 ‘존슨을 아느냐’라고 질문을 던지자 다르빗슈는 ‘추측해 보겠다. 그가 한 시즌에 네 번이나 0-1 패전을 당한 마지막 선수이냐’라고 되물었다고 전했다.
다르빗슈는 최근 7경기 연속 2득점 이하의 타선 지원을 받았다. 타자들이 야속할 법도 하다. 그러나 다르빗슈는 “좌절감은 없다. 모든 팀들은 좋은 시기가 있는 반면 나쁜 시기도 있는 법이다. 우리는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하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자신의 불운보다는 팀을 강조했다.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도 “명백하게 다르빗슈는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그에게 더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다”고 다르빗슈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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