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진은 전원 대기한다. 향후 10경기 동안 최대한 많이 이기겠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시즌 막바지 스퍼트를 예고했다. 빨리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는 것은 물론, 시즌 막바지를 여유 있게 보내 포스트시즌에 충분히 대비하겠다는 뜻이다.
염 감독은 14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이제 16경기 남았는데 설정한 승수는 없다. 향후 10경기 동안 최대한 승리를 많이 쌓겠다. 그래야 시즌 후반 포스트시즌을 준비할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강윤구를 비롯한 불펜 투수들은 매 경기 전원 대기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넥센은 7회초 박병호의 2점홈런으로 7-3, 승기를 잡았고 7회말부터 필승조를 적극적으로 투입했다. 7회를 송신영이 막았고 8회 한현희가 2사 1, 2루로 몰리자 마무리투수 손승락을 마운드에 올려 조기진화를 꾀했다. 결국 손승락은 9회까지 실점하지 않으며 개인 통산 첫 4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이로써 넥센은 시즌 62승(49패 2무)에 성공, 2008년 창단 후 한 시즌 최다승도 달성했다.
현재 4위에 자리 중인 넥센은 5위 SK에 5경기 차로 앞서있고, 2위 삼성·3위 두산과는 각각 2경기·1경기 차이로 뒤져있다. 15일 SK와 시즌 15차전까지 잡을 경우,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9부 능선을 넘는 상황. 결국 넥센의 초점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닌 페넌트레이스 우승, 혹은 플레이오프 직행에 맞춰져있다.
이에 대해 염 감독은 “예상보다 많은 승수가 필요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흐름을 시즌 전에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다”며 “이제는 매 경기를 이겨야한다는 생각뿐이다. 우천취소로 일정이 변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주어진 일정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여건은 좋다. 일단 부상 선수 대부분이 돌아온 만큼, 상황에 따라 라인업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 특히 테이블세터진과 하위타선을 상대팀, 상대 선발투수에 맞춰 가져가는 게 가능해졌다.
14일 경기의 경우, 후반기 타율 3할7푼으로 활약 중인 서동욱을 8번 타자겸 지명타자로 과감하게 배치했는데 서동욱은 승부의 분수령이 된 3회말에 선두타자로 출루, 4회말에는 2루타를 날리며 활약했다.
2번 타순 또한 상대에 맞춰 변화를 줄 수 있다. 염 감독은 타율이 높은 문우람과 스피드가 빠른 장기영의 플래툰 시스템을 기획 중이다. 염 감독은 “가장 이상적인 2번 타자는 타율과 출루율이 높고 스피드도 빠른 선수다”며 “일단 문우람은 타율이 높고, 장기영은 스피드가 빠르다. 장기영은 1루 베이스까지 4초 이내로 간다. 우리 팀에서 가장 빠른데 그만큼 병살타의 위험이 적다. 1회 무사 1루에서 2번 타자가 병살타를 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14일 경기서 선택은 2번 타자로 타율 3할2푼6리 출루율 4할1푼5리를 기록 중인 문우람이었다. 이날 문우람은 3회초 결승타를 때려 염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장기영은 올 시즌 주자 1루 상황에서 단 한 번의 병살타를 기록했고 타율 3할1푼6리를 찍고 있다.
강윤구의 불펜 조커 기용도 눈여겨 볼 점이다. 강윤구는 올 시즌 선발 등판시 평균자책점 5.18을 찍은 데 반해 불펜에선 2.20으로 활약했다. 좌완 파이어볼러에다가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어 상대 타선의 박자를 끊기에 유용한 카드다. 넥센이 상대적으로 불펜 좌투수가 약한 만큼 강윤구의 활약이 중요하다. 일단 염 감독은 “강윤구도 매일 대기시킬 것이다”며 적극적으로 강윤구를 불펜에 올리겠다고 했다.
넥센은 전날 경기 포함, 오는 22일까지 두 번의 4연전에 임한 후 여유 있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다. 9월 24일부터 시즌 종료일인 10월 3일까지 열흘 동안 7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두 번의 4연전에서 바싹 승리를 챙긴다면, 2위도 노릴 수 있다는 게 염 감독의 전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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