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지난해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난 시즌 SK의 기세는 대단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거뒀다. 창단 16년만에 처음있던 일이다. 지난 1999-2000시즌 챔피언에 올랐던 SK는 이후 2002년 6강 플레이오프 진출한 것을 제외하고 가장 좋은 성적을 달성했다.
SK는 지난 1999-2000과 2001-2002시즌에 거둔 2위가 최고 성적이었을 정도로 그간 정규리그 우승과 인연이 멀었다. 오히려 2007-200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최근 5시즌 동안 9, 8, 7, 7, 9위를 기록, 매년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지난 시즌 환골탈태했다. 뚜껑을 열자마자 독주 체제를 벌이더니 결국 정상의 반열에 올랐다.

문경은 감독 부임 후 팀은 완전히 달라졌다. 선수들의 개인기량은 괜찮은 편이지만 '모래알 조직력'으로 평가 절하된 채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3-2 드롭존으로 대변되는 강력한 수비 전술을 바탕으로 팀이 완전히 바뀌었다. 개인 플레이를 즐겨하던 선수들이 손발을 맞추면서 변했다. 물론 3-2 드롭존 수비는 SK가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수비와 함께 공격력까지 갖추면서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전지훈련을 펼치고 있는 문경은 감독은 선수들에게 항상 강조한다. 지난 시즌 전지훈련을 떠날 때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 절실함을 가졌던 지난해 전지훈련과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올해 전훈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다른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문 감독은 걱정이다.
14일 숙소인 앰버스 스위트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실시한 문경은 감독은 "지난해에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정말 절실했다. 부진했던 지난날을 떨쳐내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 그래서 선수들 스스로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명히 다르다. 내가 가진 마음도 달라졌는데 선수들이라고 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더 강력하게 선수들에게 주문한다. 단순히 연습경기의 승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조직력, 팀웍을 다시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감독은 항상 선수들과 함께 한다. 훈련을 할때 코치들에게 맡기지 않는다. 제이슨 라이트 등 외부인사에게 배울때도 선수들과 함께 한다. 경기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만남을 가진다. 그렇게 해야 선수들이 긴장을 늦추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팀웍이기 때문에 문경은 감독은 피곤함도 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감독의 노력에 선수들도 열심히 뛴다. 승부욕도 드러난다. 연습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불만을 직접 드러낼 정도. 물론 팀웍을 해칠만큼의 분위기는 아니다. 승부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문경은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난해 보다 많이 다그친다. 자만심을 버리고 다시 일어나자는 말이다.
문경은 감독은 "MVP 김선형, 신인상 최부경 등 팀 성적이 좋아서 받은 것이다. 따라서 개인보다 팀이 더 중요하다. 그런 것들을 깨우쳐야 한다. 자신감은 주지만 자만은 갖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팀을 다시 만들고 있다"고 전지훈련의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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