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주말드라마 ‘맏이’. 연기파 배우들과 아역들의 만남, 여기에 가슴 따뜻한 가족들의 얘기가 한데 뭉쳐 믿고 보는 ‘청정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맏이’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일찍 부모를 여읜 오남매의 맏이가 동생들을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로 키워내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지난 14일 방송된 ‘맏이’(극본 김정수, 연출 이관희) 1회분은 한 소녀를 중심으로 어려운 시대를 견디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소박하고 정감 있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작가의 집필 의도처럼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일게 하는 서정적인 스토리가 전개됐다.
이날 방송 내내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풍경과 그 속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영선(유해정 분)이 동굴에서 무서운 얘기를 해서 남동생에게 겁을 주고 이어 동생들과 수박서리를 하다가 마을 구장(임현식 분)에게 들켜 노래를 하는 모습 부모님 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그 시절 풍경이 낯선 젊은 세대에게는 생생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드라마의 따뜻한 배경과 함께 가족들 간의 정겨운 이야기는 주말 안방극장에 훈훈함을 선사했다.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서로 보살피는 오남매의 정은 절로 미소를 짓게 했고 오남매와 영선 어머니 박정심(문정희 분)이 부산에서 일하다 오랜만에 집에 온 남편과 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고 인물들의 순수한 모습은 요즘 막장으로 비난을 받는 드라마와는 차원이 달랐다.
여기에 중견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아역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극에 힘을 실었다. ‘맏이’에 특별출연한 문정희는 영선 어머니로 등장, 모성애 가득한 어머니의 연기를 소화하며 강한 인상을 줬다.
영선의 고모 역을 맡은 진희경은 이상남(김병세 분)의 첩으로 살아가면서 안주인 자리를 차지하려는 독한 모습을, 원치 않는 결혼으로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살고 있는 이실 역의 장미희는 그저 남편의 내연녀를 바라보고 병까지 걸려 죽을 날만 바라보고 있는 비련의 여인 역을 조용하면서 강하게 표현했다.
또한 머슴으로 한 평생 이실만을 바라보는 공창래 역의 이종원, 순택(채상우 분)의 모친 반촌댁 역의 윤유선, 김진수와 라미란, 전원주 등도 개성 있는 캐릭터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뿐 아니라 아역들 또한 성인 연기자들 못지않은 연기로 극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영선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유해정은 KBS 2TV 수목드라마 ‘굿닥터’에서 늑대소녀 캐릭터로 연기력을 입증 받은 만큼 흔들림 없는 연기로 극을 이끌었다.
이외에도 영선의 남매들은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활력을 불어넣고 채상우, 노정의, 오재무도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자극적이고 상식을 초월하는 막장 드라마들이 눈길을 끌지만 그만큼의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사실. 막장드라마들과 달리 순수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운 이야기로 가득 채운 ‘맏이’가 시청자들의 스트레스를 덜어줄 ‘청정드라마’가 될 거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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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맏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