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의 목소리로 불리는 캐스터 빈 스컬리는 “오늘 그는 정말 이름다운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헌터 펜스(30, 샌프란시스코)가 7타점 경기를 펼친 샌프란시스코가 라이벌 LA 다저스의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팀 린스컴은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반면 다저스는 다저스타디움 역사상 한 경기 최다 실점의 수모를 당했다.
샌프란시스코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5회 만루 홈런을 포함, 7타점의 맹활약을 펼친 펜스 등 장단 22안타를 터뜨린 타선의 폭발을 등에 업고 19-3으로 크게 이겼다. 전날도 다저스의 발목을 잡으며 매직넘버를 줄이는 것을 방해한 샌프란시스코는 2연승을 거두고 위닝시리즈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반면 다저스는 전날까지 ‘4’였던 매직넘버를 줄이지 못했다.
1회부터 샌프란시스코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이런 샌프란시스코의 타격에 7월 7일 이후 74이닝에서 평균자책점 2.07, 8월 1일 이후로는 7승 무패 평균자책점 1.59로 쾌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다저스 선발 놀라스코가 그대로 무너졌다.

샌프란시스코는 1회 파간의 2루타와 블랑코의 볼넷으로 잡은 무사 1,2루에서 벨트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다. 이후 포지의 좌전안타와 펜스의 중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낸 샌프란시스코는 산도발의 3루수 방면 땅볼 때 유리베의 실책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고 크로포드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3-0으로 앞서 나갔다.
다저스가 1회 푸이그의 열정적인 주루 플레이로 1점을 따라가자 샌프란시스코는 2회 4점을 내며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장악했다. 1사 후 블랑코의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샌프란시스코는 벨트의 중견수 방면 뜬공 때 다저스 수비수들의 콜 플레이가 이어지지 않으며 실책으로 기사회생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포지의 볼넷으로 루상에 주자를 꽉 채운 뒤 펜스, 산도발이 연이어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순식간에 7-1까지 도망갔다.
기세를 탄 샌프란시스코는 3회 선두타자로 나선 린스컴까지 안타를 치고 나갔고 이후 폭투, 그리고 블랑코와 벨트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더 달아났다. 이날의 주인공은 헌터 펜스였다. 샌프란시스코는 5회 린스컴의 좌전안타, 파간의 볼넷, 그리고 벨트의 3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안타로 만들어진 2사 만루 상황에서 파이프의 공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만루홈런(시즌 23호)을 터뜨렸다. 펜스가 만루홈런을 친 것은 지난해 9월 14일 애리조나전이 마지막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딱 1년 만에 다시 만루홈런이 나왔다.
다저스는 5회 대타 카스텔라노스가 팀의 시즌 5번째 대타 홈런을 터뜨리는 등 2점을 추격했으나 샌프란시스코는 7회 벨트의 중월 2점 홈런(시즌 16호)로 다시 점수차를 벌렸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자 다저스는 크로포드, 푸이그 등 주전 선수들을 교체하며 다음 경기에 대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8회 4안타를 집중시키며 다시 3점을 뽑아 17점까지 점수를 쌓았다. 17실점은 다저스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이었다.
이에 그치지 않은 샌프란시스코는 9회 2점을 다시 추가하며 다저스타디움을 초상집 분위기로 만들었다. 19실점은 다저스가 홈을 다저스타디움으로 삼은 뒤 한 경기 최다 실점이다.
7월 이후 무서운 기세를 타던 놀라스코는 이날 1⅓이닝 7피안타 3볼넷 7실점(5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전반적인 제구가 좋지 않았고 수비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등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이에 비해 샌프란시스코 선발 린스컴은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3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시즌 10승(13패)째를 달성했다. 2008년(18승) 이후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다.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펜스가 3안타 7타점, 벨트가 5안타 6타점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 지구 2위 애리조나의 승리로 다저스의 매직넘버는 ‘4’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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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