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성역 무너뜨린 발렌틴, 성공의 키워드는?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3.09.16 06: 13

마침내 49년만에 일본프로야구의 성역이 무너졌다.
야쿠르트 외국인타자 블라드미르 발렌틴(29)는 15일 도쿄 메이지진구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홈경기 첫 번째 타석에서 시즌 56홈런을 터트려 신기록을 작성했다.  뿐만 아니라 두 번째 타석에서도 홈런을 날려 아시아 신기록까지 함께 세웠다.
발렌틴은 1-0으로 리드를 잡은 1회말 1사 2루 찬스에서 등장해  볼카운트 2B1S에서 한신 선발 에노키다 다이키의 4구째 바깥쪽 137km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 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1964년 오 사다하루(요미우리), 2001년 터피 로즈(긴테쓰), 2002년 알렉스 카브레라(세이부)가 보유하고 있는 55호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발렌틴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어 두 번째 타석 3-0으로 리드한 3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도 에노키다의 4구째 몸쪽 120km 슬라이더를 받아쳐 비거리 105m 좌월 솔로 홈런을 터트려 삼성 이승엽이 보유한 56호 아시아신기록마저 깨트렸다.
발렌틴은 네덜란드령 큐라소섬 태생으로 마이너리그에서 강타자로 활약하다 2007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09년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하는등 메이저리그 통산 170경기에 출전해 2할2푼1리, 15홈런, 52타점에 그쳤고 2011년 야쿠르트에 입단했다.
발렌틴은 입단과 동시에 작년까지 2년 연속 31홈런을 날리며 홈런왕에 올랐다. 일본 진출 당시 네덜란드 동네 선배이자 야쿠르트에서 뛰었던 벤슬리 뮬렌의 조언을 얻어 음식과 언어 등 일본문화 배우기와 동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팀과 일본야구에 빠르게 적응했다.
특히 탁월한 선구안과 일본투수들의 볼배합을 간파하고 밀어치기 등 욕심부리지 않는 타법도 홈런 양산의 이유였다. 2011년 2할2푼8리, 2012년 2할7푼8리에서 3할3푼8리로 진화하는 등 첫 3할 타율이 잘 말해주고 있다. 가벼운 스윙으로 안타를 노리다 홈런이 터지는 선순환이 이어졌다. 부상으로  뒤늦게 시즌을 출발한 발렌틴은 지난 6월 12일 소프트뱅크전에서는 4연타수 홈런을 터트리는 등 초고속 홈런행진을 펼치며 신기록 달성을 예고했다. 
올해부터 일본의 공인구의 반발력이 높아진 것도 발렌틴의 신기록 작성의 이유로 꼽힌다. 2년 연속 31홈런에서 57개로 늘어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일본은 지난 2년 동안 비거리가 짧은 공인구를 사용해 전체 홈런이 격감한 바 있다. 때문에 NPB측이 작년 시즌을 마치고 비밀리에 반발력을 높인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아울러 발렌틴의 신기록 달성의 배경에는 오 사다하루의 기록이 더 이상 성역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측면도 있다. 그동안 외국인들이 몇차례 도전했으나 일본투수들이 의도적으로 승부를 피하며 기록을 지켜왔다. 그러나 팬들을 중심으로 외국인라도 기록을 깨야 한다는 응원이 압도적으로 많아졌고 투수들도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일본야구로서는 토종이 아닌 외국인 신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 자존심이 상할 수 있지만 야구인들과 팬들은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추가 홈런수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를  감안하면 충분히 60호 이상 터트릴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60홈런 이상은 물론 아시아 최초 기록이다.  발렌틴의 올해 연봉은 95만 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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