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37·삼성)의 아시아 단일 시즌 최다 홈런 56개의 기록이 10년 만에 깨졌다.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네덜란드 출신 외국인 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틴(30)이 56~57호 홈런을 연달아 폭발시키며 하루에 일본을 넘어 아시아 단일 시즌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발텐틴은 15일 일본 도쿄 진구구장에서 열린 '2013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홈경기에 4번타자 좌익수 선발 출장, 1회와 3회 56~57호 홈런을 연타석으로 작렬시키며 1964년 오 사다하루(왕정치)를 비롯한 일본 기록을 넘어 아시아 기록까지 단숨에 깼다.
1회 1사 2루 첫 타석에서 좌완 에노키다 다이키의 4구째 바깥쪽 137km 직구를 비거리 120m 좌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시키며 일본 신기록을 세운 발렌틴은 3회 1사 주자없는 두 번째 타석에서도 에노키다의 4구째 몸쪽 120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비거리 105m 좌월 솔로 홈런으로 57호 홈런을 기록했다.

일본 에서는 발렌틴의 신기록 수립을 속보로 전하며 '발렌틴이 56호 홈런으로 오 사다하루의 기록을 49년 만에 넘은데 이어 요미우리 자이언츠 출신 이승엽이 한국 시절이었던 2003년에 기록한 56개를 넘어 아시아 최다 홈런 신기록을 수립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한국프로야구에서 이승엽이 세운 아시아 최다 홈런 기록도 10년 만에 깨졌다. 이승엽은 지난 2003년 삼성 소속으로 56홈런을 폭발시키며 1964년 오 사다하루, 2001년 터피 로즈, 2002년 알렉스 카브레라를 넘어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당시 시즌 마지막 133번째 경기에서 신기록을 세워 더욱 더 극적이었다.
이승엽을 끝으로 지난 9년간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50홈런은 터지지 않았다. 한국은 2010년 롯데 이대호의 44홈런이 최다 기록이었고, 일본에서는 2010년 요미우리 외국인 타자 알렉스 라미레스의 49개가 최다였다. 순수 일본인으로는 2009·2011년 세이부 라이온스 나카무라 다케야가 기록한 두 차례 48개가 최다 기록.
하지만 올해 일본 야구 3년차가 된 발렌틴이 괴력을 발휘하며 10년만에 왕정치를 넘어 이승엽 기록까지 경신했다. 발렌틴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네덜란드 대표로 참가했으나 좌측 내전근육 부상을 당해 시즌 첫 12경기를 결장했다. 4월12일에야 시즌 첫 경기에 출전한 발렌틴은 4월 16경기에서 홈런 8개를 치며 시동을 걸었다.
5월 23경기에서 6홈런으로 주춤한 발렌틴은 6월 17경기 11홈런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뒤이어 7월 20경기에서 9홈런을 추가하며 30개 홈런을 훌쩍 넘긴 발렌틴은 8월 26경기에서 무려 18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50홈런을 돌파했다. 18개는 일본프로야구 월간 최다홈런. 이어 50호를 넘긴 뒤에도 멈추지 않고 15경기 만에 6개를 더하며 브레이크 없이 기록을 넘어섰다. 시즌 126번째 경기에서 57홈런을 친 발렌틴은 남은 18경기에서 더 많은 홈런을 추가할 기세. 아시아 프로야구 최초로 60홈런도 도전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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