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사나이’ 샘해밍턴, 직장인 공감 이끈 공포의 전화응대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9.16 07: 24

군체험 프로그램인 ‘진짜 사나이’는 분명 군대라는 일상생활과 거리가 먼 이야기다. 그런데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겪어봤을 친숙한 모습을 다루며 시청자들을 안방극장으로 끌어들인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가 샘 해밍턴의 마냥 웃을 수 없는 전화 응대 적응기를 통해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진짜사나이’는 지난 15일 방송에서 수도 서울을 지키는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단으로 전입한 김수로, 서경석, 류수영, 샘 해밍턴, 장혁, 손진영, 박형식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서울을 지키는 일은 상대적으로 폐쇄적이었던 다른 부대와 별 다를 것이 없었다. 호랑이 같은 선임과 팍팍한 군대 기강은 ‘진짜사나이’ 멤버들을 언제나처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날 서경석, 장혁, 박형식은 경호를 맡는 특수임무대를 주특기로 부여받았다. 김수로, 류수영, 손진영은 모터사이클을 운전하는 기동대에 속했다. 복장부터 장식까지 일반 사병들과 다른 수도방위사령부는 자부심이 넘쳤다. 그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도 높고 고달픈 훈련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이날 방송은 목부상을 당한 샘 해밍턴의 진땀이 흐르는 전화 응대가 큰 공감과 재미를 선사했다.
샘 해밍턴은 수사 헌병으로 배치됐다. 야외 훈련을 받지 못하는 그를 배려한 주특기였지만, 녹록치 않았다. 그는 첫 교육으로 전화 응대 교육을 받았는데 실수 투성이였다. 수사 기밀이 오고가는 탓에 전화 응대는 그 어떤 곳보다 중요했다. 육하원칙에 따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받아 적고, 상사에게 보고를 해야했지만 샘 해밍턴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샘 해밍턴은 단순하게 보이는 전화 응대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구멍병사의 귀환을 알렸다. 불과 일주일 전 이기자부대에서 놀라운 군적응력을 보여줬던 그였지만 전화 응대는 몸을 굴리는 일보다 어려웠다.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 벨소리는 샘 해밍턴에게 지옥과도 같았다. 결국 그는 울먹이면서 전화 응대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의 상사는 “처음에 전화 받으면 다 그렇다”고 위로했다.
상사의 말대로 전화 응대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 군대가 아니더라도 일반 직장에서 전화 응대는 기본 중에 기본이면서, 신입사원들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직장인이라면 신입사원 시절 전화 응대로 큰 실수를 한 경험은 있을 터.
누구나 전화 상대자에 대한 정보와 통화 목적 등 꼬치꼬치 물어대는 상사의 질문에 연신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랬던 것 같습니다” 등 혼날 대답을 줄기차게 외쳤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날 샘 해밍턴의 공포의 전화 응대를 바라보며 시청자들이 유달리 공감했던 것도 남녀노소 경험했을 사안이었기 때문. 몇 번의 실수를 거치다보면 샘 해밍턴처럼 전화기피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네티즌은 트위터 등 SNS에 샘 해밍턴의 전쟁을 치르는 듯한 공포감이 뚝뚝 흘렀던 전화 응대를 측은하면서도 짠하게 여기는 글들을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진짜사나이’는 군대라는 특수한 공간을 다룬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시청층이 자식을 군대에 보내야하는 중장년층이나 입대를 앞두고 있는 20대 청년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이유는 전 연령을 포용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를 건들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폭넓은 구성은 이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이 되고 있다.
jmpy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