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묘해’ 천적 레이예스 잡은 염갈량 역발상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3.09.16 06: 21

“레이예스 공 칠 때 됐다”.
넥센 히어로즈가 지난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팀 간 15차전 경기에서 홈런 3방을 터뜨리는 등 타선이 폭발해 SK를 7-6으로 이겼다. SK의 막판 추격을 뿌리쳤다.
야구는 투수 놀음. SK 선발 조조 레이예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넥센전 2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0.56을 기록했다. 넥센 천적이었다. 지난 4월 10일 문학 넥센전에서 레이예스는 9이닝 2피안타 8탈삼진 2볼넷으로 완봉승을 수확했다. 또 지난 6월 25일 목동에서는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2경기 16이닝 동안 단 1자책점이었다.

하지만 이날 레이예스는 1이닝 6피안타(2홈런) 6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레이예스는 2회 무사 1,2루에서 강판됐다. 그동안 넥센 킬러였던 투수가 아니었다. 1회 2사후부터 연속 타자 홈런을 허용하는 등 뭇매를 맞았다. 레이예스는 넥센 천적이었지만 이날은 최소 이닝 강판의 수모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전날 경기 전 염경엽 넥센 감독도 레이예스가 넥센전 유독 강했던 성적을 알고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레이예스가 우리 팀 상대로 완봉승 할 때 사인 한 번 내지 못하고 졌다”고 당시 경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염 감독은 “오늘 레이예스 공 칠 때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14일 SK에 거둔 승리에 대해서도 “야구가 묘하다”며 “전날 경기 전까지 SK에 열세였다”고 말했다. 이어 “거꾸로 생각하면 많이 졌으니까 이길 때가 됐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넥센은 지난 14일 경기 전까지 SK에 4승 8패 1무로 뒤졌다. 하지만 14일 7-3으로 승리했고 이날도 천적 레이예스를 잡고 상대 전적을 6승 8패 1무로 만들었다.
넥센은 5위 SK와의 승차를 6경기로 벌리며 가을야구에 성큼 다가섰다. 팀 홈런 1위 넥센이 천적 레이예스를 초반부터 공략한 게 주효했다. 이택근-박병호-강정호 등의 중심 타선이 나란히 홈런포를 터뜨렸다.
야구에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라면 한 쪽에 일방적인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동안 넥센 타선이 레이예스에 꽁꽁 묶였던 부분이 오히려 이날 터질 수 있다는 역발상이었다. 염경엽 감독의 예상이 들어맞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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