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 않았던 선수가 착실히 해서 잘 해주면 기분 좋다”.
NC 다이노스는 16일 현재 48승 65패 4무로 승률 4할2푼5리다. 데뷔 첫 시즌 순조롭게 프로야구 무대에 적응했다. 이제 남은 경기는 단 11경기. NC가 프로 무대에 뛰어들 당시만 해도 경기력 저하를 가져올 것이라는 일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NC는 실력으로 이를 불식시켰다. 사령탑 김경문 감독이 NC 성장을 지휘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14일 잠실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남은 경기에서 항상 준비해둬야 한다”고 했다. 주변에서는 NC의 선전을 칭찬하지만 감독이라는 자리는 ‘만족’을 말하기에는 ‘여유’라는 자리가 끼어들 틈이 적었다. 내년 이후 더 강해질 팀을 위해 더 보완할 부분을 신경써야하는 자리였다.

김경문 감독은 “감독으로서는 기대한대로 안 됐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올 시즌 (손)민한이는 기대를 적게 했지만 잘 해줬고 (이)호준이는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수가 기대한 대로 모두 잘 해줄 수는 없다. 그래서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투수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항상 야구에 집중하는 김경문 감독이지만 영화가 김 감독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풀어줬다. 김경문 감독은 “영화로 스트레스를 푼다. 또 휴먼 다큐 등을 즐겨본다. ‘인간극장’ 같은 프로그램을 즐겨봤다”고 했다. 매 경기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야구장. 경기가 끝나면 한 쪽은 승장이지만 다른 한 쪽은 패장이 된다. 그래도 경기장 바깥에서 김 감독은 사람 냄새 나는 영화와 다큐로 잠시나마 머리를 식혔다.
하지만 직업인으로서 감독은 야구가 먼저다. 항상 상대팀 분석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김경문 감독은 “상대 팀과 경기가 있기 전 상대 팀 분석을 위해 영상을 본다”며 “상대 팀이 지금 현재 어떤 흐름으로 오고 있는지 봐야한다. 팀도 흐름의 변화가 있다”고 했다. 또 “야구를 그만두기 전까지는 계속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동영상을 보면 내가 덕아웃에서 했던 상황 판단과 TV 영상을 보고 한 상황 판단이 다를 때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화가 나는 경기 내용이 있을 때는 그 순간을 잊으려고 경기 끝나고 바로 보지 않고 나중에 본다”고 말했다.
감독으로서 가장 큰 보람은 역시 선수에게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야구계에서 일해왔기 때문에 야구 감독이 꿈이었다”고 했다. 이어 “감독으로서는 화려하지 않았던 선수가 착실히 해서 잘 해주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선수들의 성장에 김 감독도 흐뭇해했다.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줄곧 "목표는 팀 승률 4할이다. 시즌을 끝나고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해왔다. 남은 11경기를 넘어 올 시즌 이후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NC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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