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S 1.031’ 추신수, 우완에게는 저승사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9.16 06: 21

추신수(31, 신시내티 레즈)는 올 시즌 왼손 투수에게 약점을 보이고 있다. 시즌 중반 이후 나아지고 있지만 이는 기록에서 드러나는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 약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바로 오른손 투수에 절대적인 강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히 저승사자라고 할 만하다.
추신수는 15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143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9리, 21홈런, 51타점, 100득점, 17도루, 출루율 4할2푼2리, 장타율 4할7푼4리를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은 팀 동료 조이 보토에 이은 내셔널리그 2위 기록이며 21홈런은 올 시즌 리드오프로 500타석 이상 나선 선수 중 단연 최고의 기록이다. 3년 만의 20홈런-20도루 고지도 눈앞에 다가왔다.
이런 추신수를 따라다니는 의문점 하나가 바로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다. 추신수의 왼손 투수 타율은 2할1푼1리밖에 되지 않는다. 21개의 홈런 중 왼손 투수를 상대로 친 것은 하나도 없다. 추신수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 잘 맞은 타구가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아쉬워했지만 왼손과 오른손 상대 편차가 큰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추신수는 “왼손을 상대로 약하다고 해도 타율이 막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오른손에 대한 자신감이 그 밑에 깔려 있다.

실제 추신수는 올 시즌 오른손 투수에게 매우 강했다. 추신수는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3할2푼5리, 21홈런, 44타점, 출루율 4할5푼5리, 장타율 5할7푼7리를 기록했다. 왼손 타자가 오른손 투수에게 강점을 보이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추신수의 이런 기록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힐 만한 기록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추신수의 오른손 상대 타율(.325)은 리그에서도 손꼽힌다. 300타수 이상 기준으로 추신수보다 더 높은 오른손 상대 타율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마이클 커다이어(콜로라도, .351)을 비롯,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342)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336) 등 11명밖에 되지 않는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에서는 추신수의 이름이 더 빛난다. 추신수의 OPS는 1.031인데 이보다 더 뛰어난 선수는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 1.176)와 카브레라(1.053) 뿐이다. 추신수가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뛰어난 정확도와 장타 능력을 모두 보여줬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신시내티 인콰이어러의 존 에라디 기자는 “추신수의 왼손 상대 약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들의 75% 가량은 우완이다. 25%를 상대한 자료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추신수는 이런 논리를 그라운드에서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자료는 스콧 보라스의 책상에도 올려 져 있을 것이 분명하다. FA 대박이 눈앞에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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