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꿈꾸는 포항, '가을남자' 박성호 있기에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9.16 08: 14

포항 스틸러스의 더블(2개 대회 우승) 꿈이 '가을남자' 박성호(31)와 함께 영글어가고 있다.
포항은 지난 14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4강전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짜릿한 4-2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올랐다. 포항은 내달 부산 아이파크를 제압한 전북 현대와 정상을 다툰다.
더블의 꿈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한 걸음만 내딛으면 FA컵 통산 4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 포항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도 승승장구했다. 좀체 순위표 꼭대기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현재 1경기를 덜 치른 울산 현대에 승점 1점 앞선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포항의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가을남자' 박성호의 득점포가 절실하다. 최전방 공격수인 박성호는 190cm의 큰 키와 중요한 때에 한 방을 터트려주는 결정력이 강점이다.
올해 '가을남자'로 거듭났다. 14일 제주와 FA컵 4강전. 후반 15분까지 2-2로 팽팽했다.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였다. 박성호의 발이 번뜩였다. 후반 16분 노병준의 볼 컨트롤이 길어진 것을 놓치지 않았다. 문전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기어코 왼발로 밀어넣었다.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려 포효했다.
박성호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24경기에 출전해 5골 1도움을 기록했다. 들쭉날쭉했다. 지난 4월 16일 강원FC전서 1골을 기록한 뒤 3개월 넘게 침묵했다. 7월 31일 강원전서 다시 골맛을 봤다. 그리고 지난 8일 전북 현대전서 홀로 2골을 터트리며 3-0 완승의 주역이 됐다. 명실공히 가을남자로 거듭난 순간이었다.
박성호는 지난해에도 이맘 때만 되면 골이 폭발했다. 리그에서 초여름까지 침묵하다 8월부터 슬슬 시동을 걸더니 9월 말부터 치른 4경기서 3골을 뽑아냈다. 10월 경남FC와 FA컵 결승전은 하이라이트였다. 연장 29분 천금 헤딩 결승골을 터트렸다. 포항에 통산 3번째 FA컵 우승 트로피를 안기던 순간이었다.
이 때문에 박성호는 '가을남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리고 그가 날갯짓을 할 계절이 다가왔다. 포항의 더블 꿈이 박성호와 함께 여물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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