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 정현윤, 1년 전부터 광주전 기다린 이유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3.09.16 14: 22

광주전 결승골의 주인공 정현윤이 광주전 승리를 1년 넘게 기다렸다고 밝혔다.
FC안양은 지난 15일 광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4라운드 광주FC와의 경기에서 김원민, 정현윤의 연속골로 광주에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가솔현과 함께 중앙수비수로 나선 정현윤은 결승골을 기록, 팀의 승리에 결정적인 한 방을 쐈다.
정현윤은 4개월 전인 지난 5월 13일 광주경기에서도 팀의 선제골을 기록, 프로에서 기록한 2골을 모두 광주 원정에서 몰아넣는 집중력을 보였다.

그런데 U-17 세계청소년대표 출신인 정현윤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광주에 승리하는 것을 꿈꿨다고 해 관심이 쏠렸다. 알고보니 전 소속팀인 전남의 유니폼을 입고 뛰었을 때 기억 때문이었다.
정현윤은 지난해 6월 23일 광주와의 원정경기에서 0-6으로 참패를 당했다. 당시 경기에서 중앙수비수로 풀타임을 치른 만큼 정현윤은 팀의 참패에 대한 책임감으로 광주원정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다.
정현윤은 “지난해 전남소속으로 광주원정을 치렀는데 악몽이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했는데 상대 선수가 이를 가로채 슈팅한 것을 동료 선수가 골문앞에서 가까스로 걷어냈다. 하지만 경기초반부터 내가 어이없는 실수를 하면서 경기 분위기가 완전히 광주에 넘어갔고 전반에만 5실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날 경기가 끝나고 한숨도 못 잤다. 참패의 원인은 경기초반에 내 실수때문인 것 같았다. 팀이 참패를 당하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자책을 많이 했는데 광주원정 다음날 염색했던 머리도 짧게 자르면서 의지를 다졌지만 너무 힘들었다. 훈련 중에 갑자기 쓰러지기도 했다”며 지난해 기억을 떠올렸다.
지난 5월 13일 정현윤은 안양 유니폼을 입고 다시 광주원정에 나섰다. 지난해 참패를 지우고자 광주에 꼭 이기고 싶었다. 주장 김효준 선수와 함께 중앙수비수로 나선 정현윤은 전반 13분 팀의 선제골을 터트렸고 팀은 후반 47분까지 2대 1로 앞서나갔으나 골키퍼의 실수로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를 놓쳤다.
정현윤은 “지금은 창원시청에 있는 백성우 골키퍼가 경기하루 전 SNS를 통해 글을 남겼다. 광주에 꼭 복수를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내가 광주원정에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었고, 백성우도 데뷔전에서 다 잡은 승리를 놓쳐서 아쉬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광주전에서의 기억이 겹치면서 이번 경기에 투지가 더욱 불타올랐다. 팀 동료에게도 이번 광주전은 ‘크레이지모드’를 기대한다고 독려했다. 그런데 막상 내가 결승골의 주인공이 되니 더욱 통쾌한 기분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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