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이택근 리더십, 넥센 막판 스퍼트 이끈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9.17 06: 19

"넥센은 다그칠 선배가 없었다".
지난해 1월 외야수 이택근(33)이 넥센 히어로즈에 돌아올 당시 한 해설위원은 이를 긍정적인 요소로 해석했다. 이택근의 야구 능력 뿐 아니라 리더십 역시 넥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장석 대표이사가 50억이라는 거금을 이택근에게 투자한 것도 그러한 맥락이라고 봤다.
넥센은 2011년까지 눈에 확 띄는 '리더'가 부족한 팀이었다. 송지만, 강병식, 정수성 등 베테랑은 많았지만 넥센에서 한참 성장하고 있던 유망주들과의 나이차가 너무 많았고, 모진 소리를 할 만한 성격이 못되거나 자신의 역할이 애매해 후배들 앞에서 '큰 소리'를 치지 못하는 선수가 많았다.

유난히 독한 선수가 없고 튀는 선수도 없던 넥센에는 무색무취의 선수들을 모아 한 색깔을 낼 만한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가 필요했다. 그때 돌아와 지금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이 바로 이택근이다. 그의 리더십과 존재감은 팀이 창단 첫 가을야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올해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이택근은 지난 16일 창원 NC전에서 3회 김종호의 잘 맞은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했다. 앞서 1회 무사 1루에서 중전안타를 잡은 뒤 곧바로 3루로 던지며 주자의 오버런을 노린 수비도 그의 탁월한 야구 센스를 보여줬다. 15일 SK전을 이기면서 4강 문턱에 들어선 넥센이지만 몸을 날리는 주장 앞에서 해이해질 수 있는 선수는 없었다.
넥센은 이날 1회 선취점을 내줬으나 3회 김민성의 동점 적시타, 4회 이성열의 역전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은 뒤 7회 이택근의 쐐기 적시타로 3-1 승리를 거두고 이날 경기가 없었던 두산과 함께 공동 3위에 복귀했다. 4위를 넘어 선두권을 노리는 넥센은 9월 상승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택근은 타고난 야구 센스로 희생타, 도루, 수비 부분에서 팀의 공격을 수월하게 만들고 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선수단을 다잡고 선후배 간의 의견을 조율하는 주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넥센이 2년차 캡틴 이택근의 솔선수범 하에 포스트시즌을 향한 닻을 더욱 높게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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